[맞춤 재테크]분산된 펀드 정리하고 싶은데…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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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를 3년여 앞둔 58세 남성이다. 본인, 배우자, 자녀 2명 명의로 다양하게 분산돼 있는 펀드를 보면 머리가 아프다. 성향에 맞춘 자산배분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투자 시기별 전망과 유행에 따른 투자를 하다 보니 산만하고 분산효과도 없는 것 같다. 일부 펀드를 정리해 은퇴 이후를 준비하고 싶다. 은퇴 전 3년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알고 싶다.》

코스피 1400 전후서 2, 3번 나눠 파세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즉시연금, 안정적인 물가채권 추천
은퇴 전까지 투자 가능한 돈은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 투자를

펀드의 설정이 급증한 2004년에 ‘1가구 1펀드’라는 말이 나왔다. 더 나아가 이제는 ‘1인 다(多)펀드’ 시대가 됐다. 2007년 한 해 동안 43조 원이 증가한 해외펀드의 영향으로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올해 5월 말 기준 138조 원이나 된다.

증시의 조정으로 작년 말 144조 원에 비해 감소했지만 2004년 말과 비교하면 불과 몇 년 동안 10배 이상의 빠른 성장을 한 것이다. 펀드시장은 양적인 성장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 아직 해결해야 될 숙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시기별 전망과 유행에 따른 투자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첫 번째 변화가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이었다면 이제는 두 번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전개될 변화의 핵심은 투자형 자산의 확대에 걸맞은 위험관리 및 체계적 자산관리다. 투자자들은 투자 목적과 기간을 감안해 위험을 고려한 뒤 투자해야 하며, 금융회사는 단순히 펀드를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후관리, 위험관리 등 체계적 자산관리에 힘써야 한다.

상담자의 경우 은퇴를 3년 앞둔 상황에서 금융자산의 70%를 주식형펀드, 30%를 은행예금에 투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나이)’에 해당하는 숫자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정할 수 있다. 상담자는 42%(100―58)를 주식,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와 같은 투자형 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58%는 은퇴 이후에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예금, 즉시연금, 물가채권, 주식 관련 사채 등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이를 위해 주식형펀드의 나이 대비 초과 부분을 코스피 1,400 전후에서 2, 3차례 나눠 매도하는 게 좋다.

즉시연금은 안정적인 자산투자가 가능한 것 외에 매달 노후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고, 상담자 사후에는 자녀에게 연금이 상속되는 장점이 있다. 물가채권은 국채의 원금 및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국채투자에 따른 물가변동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채권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국채다. 주식 관련 사채의 경우 최근 주요 기업들이 좋은 조건의 채권을 발행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같은 다른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면 시장금리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은퇴 전 3년 동안 매달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국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넣길 추천한다. 2007년 10월 최고점부터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올해 5월 말까지 원금을 회복하고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거치식 투자자의 수익률이 ―30%라는 걸 고려하면 대단히 좋은 성과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작년 하반기 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장기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이 펀드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 가입 시한은 올해 말까지이므로 분기별 300만 원 범위 안에서 가입하면 된다. 3년의 투자기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천한다.

유태우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마스터PB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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