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아온 271억 달러 건설 프로젝트들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 2009’ 행사에서 해외발주처 관계자들이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에 관한 주최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변영욱 기자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 2009’ 행사에서 해외발주처 관계자들이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에 관한 주최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변영욱 기자
■ 해외발주처 초청설명회 ‘GPP 2009’ 열려

“싸늘한 국내 건설경기 해외수주로 활로 찾자” 국내 건설사 150곳 참가

해외발주처 관계자들 “한국기업 높은 기술력 저렴하게 이용할 기회”

“‘유로 2012’에 필요한 축구경기장이 몇 개죠? 한국 건설사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르며 국제적 수준의 축구장을 건설한 경험이 있습니다.”

“축구장 공사를 담당할 건설사는 대부분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폴란드는 ‘유로 2012’를 계기로 대대적인 도시 인프라 구축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상·하수도시설, 폐수처리시설, 교통시스템 등과 관련된 공사는 많습니다.”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GPP) 2009’. 국내 건설사의 한 관계자가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 시의 카지미에르시 센데르 국장과 현지 건설시장 현황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 해외 수주에 총력 쏟는 국내 건설사들

GPP 2009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건설협회와 KOTRA가 해외 발주처 관계자들을 초청해 열렸다.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은 해외 발주처 고객들을 상대로 현지 시장 정보를 파악하려는 국내 건설사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해외에서 한 건이라도 더 공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중소 건설사인 제일엔지니어링 강호익 사장의 말에서는 긴박함이 묻어났다. 그는 “한계에 이른 국내 건설시장 규모와 현재의 불황을 감안하면 위험이 크더라도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현지 유명 건설사와 협력 관계를 맺어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엔지니어링은 이날 방글라데시의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압둘모넴과 향후 이 나라 정부가 추진할 공공 부문 공사에 공동 진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양한 지역에 해외지사를 개설한 대형 건설사들도 ‘한 건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종전과 달리 이번 행사에 대거 참가했다. 올해 처음 참석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외지사들을 통해 현지 시장정보를 파악하지만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수주 관련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담당자를 보내는 게 최근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아프리카와 중동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 느긋한 해외 발주처

발주처들은 이번 행사를 평소보다 싼 비용으로 수준 높은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한국 내 건설경기 악화로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진출 경쟁이 뜨거워지면 발주처는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모하메드 보셰리 쿠웨이트 수력·전기청 국장은 “경제위기로 발주되는 사업은 줄었고 사업을 따내려는 한국 건설사는 늘었다”며 “발주처로서는 한국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을 평소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비드 하비브 압둘모넴 이사는 “한국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방글라데시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업체들로선 공동작업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비해 발주처 수와 사업 규모는 줄었지만 참가자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7개 발주처가 참석해 총 380억 달러 규모의 사업 프로젝트를 소개했지만 올해는 12개 발주처에서 271억 달러 정도의 사업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한국 측 참석 건설사와 인원은 지난해 120여 곳, 300여 명에서 150여 곳, 450여 명으로 증가했다. 행사는 9일까지 계속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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