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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세금으로 벌인 AIG 돈잔치, 세금으로 100% 뺏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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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세금으로 벌인 AIG 돈잔치, 세금으로 100% 뺏겠다”

동아일보입력 2009-03-19 02:53수정 2016-01-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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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적 해이 극에 달했다” 대책마련 부심
100만달러 이상만 73명… 최고는 640만달러
의회, 보너스 환수법안 이번주내에 통과 방침
檢, 리디회장 곧 소환… 구제금융 반대론 고개

《AIG의 보너스 지급 파문이 확산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경제살리기 행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번 파문으로 월가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져 추후 미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이 반대 여론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의회와 행정부는 파문이 확산되자 보너스 회수 입법추진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사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억6500만 달러(약 2345억 원).
미국 정부로부터 1700억 달러(약 241조 원)가 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AIG가 최근 직원 418명에게 지급한 보너스 액수다. AIG가 국민 세금으로 ‘보너스 잔치’를 벌인 사실이 나타나면서 미 전역이 들끓고 있다. 월가의 도덕적 파탄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뉴욕 검찰총장, “구제금융 자금으로 73명의 백만장자 만들어”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은 17일(현지 시간)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18일 예정된 AIG 관련 청문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보너스 지급명세서를 공개했다.
보너스를 가장 많이 받은 직원은 640만 달러(약 91억 원)를 받았고 73명이 최소한 100만 달러 이상씩의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너스 수표는 이미 지난주 금요일 모두 발송됐다.
심지어 유능한 직원을 붙잡기 위해 지급하는 ‘잔류보너스(Retention Bonus)’를 100만 달러 이상 받은 직원 중 460만 달러를 받은 직원을 포함해 11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나 ‘잔류보너스’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검찰은 AIG가 퇴사가 예정돼 있던 직원들에게도 5700만 달러의 ‘잔류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쿠오모 총장은 “이 보너스가 AIG를 도산 직전까지 몰고 간 손실을 초래한 사업부문 직원들에게도 지급됐다”면서 “구제금융 자금으로 73명의 백만장자를 만들어 냈다”고 비난했다.
검찰은 보너스 지급이 사기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쿠오모 총장은 보너스 수령자 명단과 지급 근거를 제출하도록 한 명령에 AIG가 응하지 않음에 따라 에드워드 리디 AIG 회장 등을 소환하기로 했다.
○ 보너스 환수 법안 마련에 나선 미 의회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7일 프랭크 금융위원장 등에게 AIG 보너스 환수 법안을 마련해 오라고 요청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주까지 관련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일부 하원의원은 정부자금으로 파산을 면한 회사가 과도한 보너스를 지급한 경우 이를 전액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제안했다. 법률안은 10만 달러 이상 보너스는 ‘100% 과세’를 통해 환수하도록 했다.
상원 역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스스로 보너스를 반납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반납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명의 상원의원은 AIG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이후 지급된 보너스에 대해 최고 91%의 소득세를 과세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AIG 경영진은 일본 방식을 따라 사퇴하든지, 자살하든지 택해야 할 것”이라는 극언을 하기도 했다.
구제금융을 관할하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정부가 AIG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전에 임직원과 맺은 보너스 계약을 무효화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리처드 셸비 공화당 상원의원은 “AIG 보너스 건은 가이트너 장관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질타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17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가 AIG에 추가로 지원할 300억 달러에서 AIG가 최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1억6500만 달러를 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 “AIG는 ‘도덕적 불감증’의 극치”
AIG 보너스 파문을 계기로 경제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월가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본업인 보험업에서 일탈해 신종 파생상품을 만들어 돈 장사를 하다 거덜이 나 혈세로 도산을 모면한 AIG가 ‘규정’을 이유로 보너스 잔치를 벌인 사실은 도덕적 불감증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메릴린치가 작년 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되기 직전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버나드 메이도프가 월가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수감되는 등 월가의 도덕성은 이미 땅에 떨어진 상태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성공 신화의 상징으로 세계 금융을 휘어잡던 월가가 이처럼 ‘도덕적 탕아’로 추락한 것을 두고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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