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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박해일 “돈보다 작품…2년간의 열정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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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박해일 “돈보다 작품…2년간의 열정 담았다”

입력 2008-09-29 07:44수정 2009-09-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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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경성.

동경대 졸업. 총독부 1급 서기관. 아버지는 구한말부터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거부. 맞춤 양복이 수십벌, 수제구두도 수십켤레. 그리고 인력거가 최고급 교통수단인 그 시대에 영국에서 수입한 자동차까지. 지금 강남에서 잘 나간다는 그 어떤 누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화려함이다. 그 때 그 시절 나라 잃은 고통에 목숨까지 던지는 애국지사도 있었지만 남다른 적응력(?)을 뽐내며 상위 1%의 지위와 풍요를 누렸던 모던보이. 남들은 조국 광복을 위해 몸을 던지지만 “아버지가 사주를 봤는데 내가 일하는 곳마다 다 망한다는 거야. 그래서 총독부에 몸담고 있죠. 아주 의미 있는 일입니다”고 말하는 뻔뻔한 바람둥이다. 고민도 의식도 없이 인생을 즐기는 청춘. 하지만 누구도 몰랐다. 그의 인생을 바꾼 건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영화 ‘모던보이’(감독 정지우·제작 KnJ엔터테인먼트)는 일제강점기 1937년을 배경으로 역사는 소용돌이치고 있지만 오직 낭만을 즐겼던, 하지만 사랑과 함께 그 역사 한 가운데 서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박해일은 “온힘을 다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위해 그가 바친 시간은 2년. 영화 전체 분량 90% 이상에 등장한다며 “질보다 양으로 승부했죠”라고 웃었다. 하지만 개봉을 앞둔 지금 그에게선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박해일은 “데뷔 때부터 만난 캐릭터들에게 배운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모자랐다”고 했다.

멜로부터 로맨틱코미디, 스릴러, SF장르까지, 길지 않은 시간 대부분 영화 장르를 섭렵하며 변신의 변신을 거듭한 박해일. ‘모던보이’는 이제 30대로 접어든 그가 모든 것을 ‘올인’한 영화였다.

자칭 ‘낭만의 화신’이라는 이 모던보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 자신의 인생을 건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가지만 ‘낭만의 화신’은 사랑을 멈출 수 없다. “관객들도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폭탄을 도시락으로 싸준 여자, 자신을 위협 속에 빠트린 여자지만 잊지 못하고 찾아나서는 심경. 마지막 인생을 뒤바꿀 선택까지. 그래서 제 안에 있는 것을 다 썼습니다.”

그래서 찾아봤다. ‘모던보이’에서 박해일은 과거 자신의 어떤 모습을 들춰냈을까?

#'연애의 목적‘의 뻔뻔한 사랑

결혼을 약속한 애인도 있지만 뻔뻔스럽고 노골적으로 교생을 유혹하는 교사. ‘모던보이’의 주인공도 다른 점 하나 없다. 난실(김혜수)을 유혹하기 위해 사촌오빠까지 총독부에 잡아들이고 일본인인 척 연기까지 한다. 일본인 친구와 난실을 어떻게 유혹할지 쑥떡거리며 키득거리는 모습. ‘연애의 목적’ 이상 뻔뻔한 사랑이다.

#‘인어공주’의 순수한 사랑

외딴 어촌 마을의 순박한 집배원. 해녀를 사랑해 편지를 배달할 때마다 얼굴을 붉히는 순수함.

박해일은 “주인공 해명은 철이 없습니다. 격동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아요. 하지만 사랑만큼은 다른 것 같습니다. 비밀을 간직한 여주인공 난실을 보며 첫 눈에 ‘내 인생을 걸지’라고 외칩니다. 바람둥이지만 역으로 가장 순수한 사랑이 뭔지 아는 친구입니다.”

#‘국화꽃 향기’의 애절한 사랑

몹쓸 병에 걸린 연인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애절한 순애보. 20대 초반 박해일은 소년 같은 얼굴로 슬픈 사랑에 울었다. “그리고 ‘모던보이’의 사랑은 애절합니다. 도시락 폭탄주고 도망 가버린 여자지만 끝까지 쫓아갑니다. 영화는 경쾌한 영화지만 마지막 더 큰 울림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찐해지는 애절한 사랑도 있습니다.”

한 작품 한 작품 쌓아온 재산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올인’한 영화지만 정작 박해일은 ‘모던보이’에 출연하며 개런티도 양보했다. 흥행에 성공해야 양보한 부분만큼 개런티를 돌려받을 수 있는 좋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상대역 김혜수와 함께 흔쾌히 받아들였다.

박해일은 개런티와 관련한 질문에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작품만 하고 싶었어요. ‘잘 만들었네’라는 말이 최고의 찬사인 것 같아요. 그거면 충분합니다”며 웃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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