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광주연고 프로팀 추진

  • 입력 2008년 9월 19일 08시 44분


‘비용·절차 걸림돌’ 서울서 전환…내년말 목표 광주시와 긍정검토

프로 창단과 함께 서울 연고 이전을 꾀했던 실업팀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당초 계획을 모두 접고 광주 연고의 프로팀 창단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오규상 단장은 17일 “서울 연고로 이전하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초기 투자비용이나 복잡한 절차 등이 걸림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미포조선이 서울에 둥지를 틀기 위해서는 입성비 75억원과 가입금 10억원, 축구발전기금 30억원 등 최소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 미포조선은 K리그 승격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 채 내년 시즌 K리그 진출을 밝혀왔으나 이 계획도 물 건너간 셈이다. 대신 내년 말 광주를 연고로 한 프로팀 창단을 모색하고 있다. 오 단장은 “광주시와 접촉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광주 인근의 영암군에는 현대중공업 계열사의 선박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위치해 있어 연고지로는 손색이 없다. 이 같은 내용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보고 됐고, 정 회장은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로 회장을 그만두는 정 회장은 축구인들에게 줄 마지막 선물로 프로팀 창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광주시가 미포조선이 들어왔을 경우를 대비해 프로팀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오 단장은 “이왕 프로팀 창단을 결심한 만큼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투로 해서는 또 말썽이 생길 수 있으니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K리그에 입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연고의 프로팀이 창단될 경우 올해 말 창단하는 강원 FC(가칭)에 이어 16번째 프로팀이 된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가 남아있다. 광주시는 2004년 가입비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30억원 등 40억원을 내고 상무를 내세워 K리그 정회원이 됐지만 올해까지 신생팀을 창단하지 못하면 40억원을 날릴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3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시는 미포조선과의 협상 등을 내세워 프로연맹 이사회를 통해 1년 유예를 얻어내야만 한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광주에서 공식적인 문의가 오면 그 때 논의할 사안이다. 모든 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 때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1년 유예를 승인받을 경우 내년 시즌에는 상무가 광주 연고로 K리그에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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