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언어영역/비문학(4)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우리는 지금 독해의 일반적인 원칙 몇 가지를 공부하고 있다. ‘반복되는 추상적 단어에 주목하라’, ‘첫 문단은 화제 제시나 개념 정의가 나온다’, ‘앞 문단 요지는 뒤 문단 첫 문장에, 뒤 문단의 요지는 앞 문단 마지막 문장에 있다’, ‘작은따옴표로 묶인 단어는 핵심어 또는 주제어일 확률이 높다’, ‘첫 문장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마지막 문장에서 마무리한다’, ‘접속부사나 지시어에 주목하자’ 등을 배웠다. 어떤 글, 어떤 문단도 내용을 구성할 때는 추상적, 일반적 내용을 먼저 말하고 그 뒤에 예시, 이유, 분석적 상세화 등 구체적 진술을 연결해 자연스러운 접속관계를 갖는다. 특히 수능 지문에서 이런 성격이 드러나므로 명심해야 한다.》

논증적 글, 마지막 문단 먼저 읽고 첫 문단으로!

〈표1〉

비문학 문제를 대할 때 원칙

순위내용
1문두를 먼저 보면 독해에 도움을 받는다.
2답지를 먼저 읽으면서 지문의 내용을 짐작한다.
3문맥 속에서 구체적인 단서를 포착한다.
4글의 부분적인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내용에 주목한다.
5답지의 내용을 하나하나 문제에 대입하면서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 비문학 독해의 기본 원리

(7)글의 성격에 따라 읽자

논증적인 글을 읽을 때에는 마지막 문단을 먼저 읽는 것이 좋다. 마지막 문단은 첫 문단에서 무엇을 중심화제로 다루려 하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마지막 문단은 결론 접속부사나 내용 연결사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후에 첫 문단으로 간다. 첫 문단은 글쓴이가 글 전체에서 ‘무엇을 가지고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단이다. 첫 문단은 중심 화제를 유도하기 위해서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폭넓게 시작하기도 한다. 이른바 주의환기 문단이다. 그리고 나머지 문단을 차례로 읽어나가도록 한다.

인문, 사회 제재는 논증적인 글, 주장하는 글이 많다. 설명적인 글은 설명 대상에 대한 분석적인 정보(지식)전달에 역점을 두기 때문에 마지막 문단부터 읽기보다 첫 문단부터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첫 문단에는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정의, 발전과정, 현실적 관심 등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과학이나 기술, 예술 지문은 설명적 글이 많다.

물론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글의 앞부분에서 정보전달을, 뒷부분에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문>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6월 모의평가 33∼36번 지문

오늘날 널리 회자되고 있는 공론장(公論場)이라는 용어는 공적 문제에 대한 개인의 의견이 공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공개된 담론의 장(場)을 말한다. 즉 사회적 의제(議題)에 대해 개인이 자신의 의견과 신념을 표현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해 가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건전한 여론을 국가의 정책에 반영하는 장이란 뜻이다. 이러한 공론장은 민주주의의 요체라 할 수 있는 집회 및 결사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중략)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이 사회적 의제를 논의하는 주요한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토론 프로그램이 진정한 공론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제기된 비판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방송 관계자들의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8)서술어에 주목하라

서술어에는 글쓴이의 감정과 의도가 실려 있다. 특히 ‘∼해야 한다’와 같은 당위명제나 ‘∼라고 본다’, ‘∼이 필요하다’ 등의 서술어가 있는 문장은 주제문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논증적인 글은 주장이 곧 주제인데, ‘∼해야 한다’는 말 그대로 주장이기 때문이다.

<예문>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9월 모의평가 57∼60번 지문

한국사 연구에서 임진왜란만큼 성과가 축적되어 있는 연구 주제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편향적이었다. 즉, 온 민족이 일치단결하여 ‘국난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만 제시되면서, 그 이면의 다양한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의병의 봉기 원인은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종래에는 의병이 봉기한 이유를 주로 유교 이념에서 비롯된 ‘임금에 대한 충성’의 측면에서 해석해 왔다. ⓐ실제로 의병들을 모으기 위해 의병장이 띄운 격문(檄文)의 내용을 보면 이러한 해석이 일면 타당하다. 의병장은 거의가 전직 관료나 유생 등 유교 이념을 깊이 체득한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의병장이 의병을 일으킨 동기를 설명하는 데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일반 백성들이 의병에 가담한 동기를 설명하는 데에는 충분치 못하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임진왜란을 당했던 데다가, ⓑ전쟁 중에 보였던 조정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당시 조선 왕조에 대한 민심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성들이 오로지 임금에 충성하기 위해서 의병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논리로 가득한 ㉠한자투성이 격문의 내용을 백성들이 얼마나 읽고 이해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의병의 주축을 이룬 백성들의 참여 동기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이 글은 의병봉기의 직접적인 원인을, 의병들은 가족과 마을을 수호하기 위해서, 의병장은 지역적 기반을 계속 유지하려는 현실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보는 글이다. 1∼3문단의 요지는 각각 ‘의병 봉기 원인에 대한 새로운 조명의 필요성’, ‘의병 봉기의 원인을 임금에 대한 충성의 측면에서 보는 기존 해석의 문제점’, ‘의병의 주축을 이룬 백성들의 의병 참여 동기를 다른 데서 찾아야 할 필요성’ 등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각 문단의 당위명제들이 주제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서술어에 주목하면 각 문단의 주제문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주제문을 쉽게 찾으면 요지 파악이 쉬워 문제풀이가 용이하다.

(9)마지막 문단에 매력이 있다

수능 비문학 분야의 마지막 문단은 주장이나 요약이 나타난다. 최근 이런 경향을 탈피하려는 출제자도 있으나 이런 경향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다음 예문을 보도록 하자. 요약이나 주장이 드러난 마지막 문단이다.

<예문>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1∼34번 지문

(마)외국어는 자국어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는 언어 간의 대조나 비교를 통하여 자신의 사고방식을 돌이켜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투유카 어의 증거법을 이해한 한국인들은 문장 속 동사의 역할에 대해서 한국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산업화의 정도나 사용 인구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나름대로의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토착민의 언어든 문명국의 언어든 서로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언어들의 특징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언어의 그림을 보다 객관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모든 언어는 각기 나름대로 존중되어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투유카어의 ‘증거법’과 한국어의 ‘높임법’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글이다. 마지막 문단에 ‘언어 간의 대보 비교를 통한 자국어 및 언어 이해’라는 주제가 드러나 있다.

<예문>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4∼27번 지문

이처럼 진화는 반드시 이상적이고 완벽한 구조를 창출해 내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화 과정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구조가 선택되지만, 그 구조는 기존의 구조를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낸 최상의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진화는 불가피하게 타협적인 구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며, 순간순간의 필요에 대응한 결과가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질식의 원인이 되는 교차된 기도와 식도의 경우처럼, 진화의 산물이 우리가 보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글은 인간의 호흡기관이 불합리한 구조를 갖게 된 과정을 통해 진화 과정에서 불합리한 구조가 생기는 이유를 해명한 글이다. 이 문단은 ‘최선의 선택이지만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게 되는 진화의 산물’이라는 마지막 문단으로 요약된다.

(10)핵심어나 주제는 메모와 밑줄을

상당히 중요함에도 수험생들이 소홀히 하는 부분이다. 내가 진행하는 EBS FM 고교국어듣기에서도 대본을 들으면서 반드시 핵심내용을 메모하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문학이나 비문학을 독해할 때에도 중요한 내용은 그때그때 메모해야 시간이 절약된다. 중요 문장에는 밑줄을 그어야 한다. 반드시 중요한 문장이 아니어도 내용이해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 물론 지문 전체에 밑줄을 긋는 것은 정신을 산란하게 만들어 아예 긋지 아니하는 것만 못하다. 밑줄을 그어야 할 부분을 선별하는 방법은 이 지면에서 언급하는 독해의 원리와 관계있다.

다음의 예문에서 밑줄 친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다.

<예문>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6월 모의평가 40∼42번 지문

몇 해 전 경북 안동의 묘에서 16세기에 쓰인 한글 편지가 발견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절절한 애도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와 같이 조선 시대에 쓰인 옛 한글 편지를 ‘언간(諺簡)’ 이라 한다. 언간은 우리말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당시 언중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헌 자료이다.지금까지 많은 언간이 전해지지만 사대부 간에 주고받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사연이나 감정을 드러낸 것이 대부분이었다.

언간의 특징 중에서 두드러진 것은 언간이 당시 자료인 언해(諺解) 에 보이는 문체적 특징과 비교하여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언해 자료는 번역의 속성상 원문인 한문의 간섭이나 제약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17세기 언해 자료인 ‘동국신속삼강행실도’의 ‘그 어미와 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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