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프간 지원해 위상 높이길 기대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2분


공포로부터의 자유 ‘인간안보’ 전문가 스프롤 前아프간 주재 加대사

한국이 왜 먼 나라의 빈곤과 질병, 분쟁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까.

데이비드 스프롤 주태국 캐나다 대사는 7일 “국제사회가 (유엔을 통해) 동의한 사안에 한국이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능력과 국제적 위상 사이에 일관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롤 대사는 주아프가니스탄 대사(2005년 10월∼2007년 7월) 때 아프간 재건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인간안보(human security)’ 분야의 전문가. 스프롤 대사는 이날 오후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과 주한 캐나다 대사관이 공동 주최하는 ‘인간안보 촉진 워크숍’ 발표차 방한했다.

인간안보는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모든 사람은 ‘공포와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선언한 이래 국제 사회의 중요한 원칙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외신 기자회견 및 정상회담에서 “인간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려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스프롤 대사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경제력이 큰 만큼 책임도 크다”며 “새 정부가 이를 잘 알고 개발원조 예산을 늘린다고 들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간안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인간안보는 세계 모든 사람을 공포와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다. 캐나다의 인간안보 노력의 좋은 예는 아프가니스탄이다. 2500명을 파병하고 10년(2002∼2012년) 동안 13억 달러(약 1조3000만 원)를 지원하고 있다. 군사적 지원 외에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 제도를 세울 수 있도록 경찰 의회 법률 보건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탈레반 시절 70만 명의 소년만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이제 600만 명의 남녀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간다.”

―왜 아프가니스탄인가.

“30여 년 동안 전쟁으로 고통 받아온 사람을 돕기 위해서다. 둘째는 캐나다의 이해관계다. 테러리스트는 약한 지역을 이용한다. 아프가니스탄 스스로 자립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완성되지 않으면 우리가 안전해질 수 없다.”

―한국은 괜히 이라크 등에 관여했다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 아프가니스탄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40여 개국이 군사지원, 70여 개국이 경제적 원조를 하고 있다. 물론 위험도 있다. 캐나다 군인 80명, 외교관 1명이 아프간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우리같이 하라는 게 아니다.“

―한국이 인간안보에 투자하면 뭐가 좋은가.

“세 가지가 좋다. 첫째, 사람을 돕는다. 둘째,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다. 셋째, 테러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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