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거리두기' 계속 되나

  • 입력 2007년 8월 3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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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서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에 애초 예상대로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이 대거 불참함으로써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도 박 전 대표측의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찬회에 불참한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 가운데는 '친박계'를 리드할 인물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 대부분은 경선 패배로 인한 '마음의 상처'에다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행사를 보이콧한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보태고 있다.

친박 핵심 인사로 연찬회에 불참한 허태열, 유승민, 유정복 의원 등은 30일 저녁 캠프 상임고문을 지낸 서청원 전 대표의 초청으로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대표는 지난 27일 캠프 해단식에서 '박 전 대표측도 반성해야 한다'는 이재오 최고위원 발언과 관련, "무슨 반성을 해야 하나. 안하무인격이고 기고만장한 사람들은 절대 승리자가 될 수 없다"고 이 후보측을 맹비난했다는 점에서 이날 모임이 단순한 식사자리 이상의 의미를 지녔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친박 인사들이 이번 연찬회 불참을 계기로 향후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 마저 나왔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만으로 '화합하자'고 하면 진정한 화합이 안된다. 이명박 후보가 말 대신에 믿을 수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박 전 대표측 사이에서는 이 후보가 지금은 화합하자고 말해놓고 나중에 대선에서 승리하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해 만찬 모임에서 이 같은 내부 기류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경선 승복 및 정권 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이라는 박 전대표의 뜻을 훼손하고, 자칫 당 화합을 깨는 '주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듯 이런 관측을 적극 부인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전날 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31일에는 하나같이 연락을 끊고 입을 닫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측이 향후 이 후보측과 따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럴 일이 없다. 좀 쉬고 난 뒤에 경선 승복과 백의종군 그리고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온 몸을 던질 마음의 자세는 충만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다만 이 마음을 50% 발동시키느냐, 100%, 200% 발동시키느냐 하는 것은 후보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며 "친박 인사들도 말을 신중해야겠지만 이 후보도 말과 행동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는 큰 마음과 큰 정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후보가 말을 가볍게 하는 인상도 있는데 서로가 가벼운 언행으로 대사를 그르쳐서는 안된다"며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한편 이번 연찬회에 대해 친박 의원들 가운데서도 참석자들과 불참자들간 평가가 엇갈렸다.

연찬회에 참석한 김기춘 의원은 "이 후보의 여러 생각을 진솔하게 듣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고, 한선교 의원은 "자꾸 모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안 만나면 풀릴 것은 없고 만나서 서로 얘기하고 살을 맞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찬회에 불참한 김용갑 의원은 "연찬회 한번 한다고 해서 화합을 이루기에는 미흡하다"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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