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지리산 산행… "정권교체 파이팅"

  • 입력 2007년 8월 3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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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31일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원내외 당협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 40여 명과 지리산을 올랐다.

`화합 워크숍' 이틀째 일정인 이번 지리산 산행은 경선과정에서 분열된 당을 다시 하나로 모아 화합을 이루고,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선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강재섭 대표와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 원희룡 의원을 비롯해 이재오 최고위원, 나경원 대변인, 박재완 대표비서실장, 김덕룡 김형오 전 원내대표, 권오을 김석준 김영숙 김희정 이윤성 이재창 주호영 정진섭 황우여 홍문표 허천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10분경 등산 출발지점인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 일행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2시간여의 노고단 코스를 오르기 시작했다.

베이지색 바지와 겨자색 티셔츠, 밤색조끼에 베이지색 등산모를 착용한 이 후보는 등산 시작 30여분 후 대선일(12월19일)을 뜻하는 해발 1219m 지점에 도착, 일행들과 승리의 파이팅을 3번 외쳤다. 1219 지점은 일행 중 한 사람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정확히 짚어냈다.


▲ 촬영 : 이종승 기자

강 대표도 "12월19일 날 반드시 승리합시다"고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 후보는 산행 도중 '국세청의 이 후보 재산검증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가 후진이다"고 비판하면서 "그런 식으로 이기려고 하면 되나. 실력으로 이겨야지"라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맑은 영산에서 세속적인 얘기를 하면 되나. 정치는 여의도에서 해야지…"라며 즉답을 피했고, 최측근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 후퇴' 필요성에 대해선 "질문이 유치하다"며 일축했다.

여권이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이명박 국감'으로 끌고 가려 한다는 데 대해선 "우리는 민생경제를 하자는데 저쪽은 싸우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한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국운이 끝없이 뻗어 나가기를 기원하면서'라는 메시지를 쪽지에 적어 등산객들이 메모를 주고 받기 위해 만들어진 게시판에 붙였다.

이 후보는 노고단 정상 입구에 올라 "염원하는 모든 일들이 이곳에서부터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가기를 기원한다"면서 "오늘 국민 대다수가 염원하는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온몸을 던져 12월19일 대선일을 향해 걸어 나가겠다"면서 "저의 이러한 결의는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한다. 여러분의 기대와 바라는 바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함께 등반한 의원들도 각 지역을 대표해 "단합된 모습으로 이 후보의 당선과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저마다 대선승리의 견인차 구실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등산 내내 빠른 걸음으로 선두를 지켰다. 지리산 관리사무소 직원들조차 "이 후보의 발걸음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고 혀를 내둘러 주변에서는 "대선후보로서 체력은 문제 없는 게 증명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을 만날 때면 일일이 인사하고 기념사진도 찍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산행에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의 의원들이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전날 연찬회와 마찬가지로 화합 차원에선 '반쪽 산행'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김기춘 의원은 "무릎도 불편하고 그래서 내려올 때부터 등산은 안 한다고 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이미 분위기는 다 살폈는데 굳이 등산까지야…"라며 말을 흐렸다.

이 후보는 "어제 (연찬회에서) 사진도 다 찍고 그랬는데 구분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크게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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