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31일 "페예노르트와 이천수의 완전 이적에 합의했다. 임대 기간 없는 완전 이적이며 계약 기간 4년, 이적료는 200만 유로(약 26억 원)"라고 밝혔다.
울산은 이날 새벽 페예노르트의 수정 제안을 받은 뒤 바로 구단과 김정남 감독, 선수 측이 검토에 들어가 이천수의 이적을 최종 결정했다.
페예노르트는 28일과 29일 두 차례 이천수 영입 제안서를 보내면서 임대 후 이적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울산이 난색을 표하자 결국 완전 이적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다.
이천수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네덜란드로 떠났다.
수속에 차질이 생겨 두 차례나 비행기를 놓치고 우여곡절 끝에 출국한 이천수는 "바라던 것이 이뤄졌다. 페예노르트에서 나를 원했고 좋은 기회가 주어져 너무 기쁘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동안 너무 빅리그만 고집했던 것 같다. 네덜란드 리그는 비록 크지는 않지만 좋은 리그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네덜란드 행을 빅 리그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천수는 다음달 2일 오전 3시(한국시간) 페예노르트의 홈 경기로 치러지는 빌렘Ⅱ와 2007~2008 네덜란드 정규리그(에레디비지에) 3라운드를 관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시 귀국해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초 다시 네덜란드로 출국, 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2003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한 뒤 적응에 실패하고 2005년 K-리그로 복귀했던 이천수는 페예노르트 입단으로 2년 만에 유럽 재진출 꿈을 이루게 됐다.
울산 구단은 "그 동안 문제가 돼 왔던 임대 후 이적이 아닌 완전 이적 조건으로 유럽 무대 적응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확보했다. 유럽 무대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는 선수 본인의 열망이 여전하며, 또 이를 적극 지원한다는 구단의 방침 역시 확고하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결정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 전력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지만 선수의 유럽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 구단의 일관된 방침이었기에 이를 감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천수가 새로 둥지를 틀게 된 페예노르트는 2002년 송종국(수원)이 처음 입단하면서 국내 축구팬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항구 도시인 로테르담을 근거지로 1908년 창단돼 1부 리그에서 통산 14회 우승을 차지한 전통 명문이다.
그러나 1998~1999 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PSV 에인트호벤에 밀려 한 차례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은 7위로 리그를 마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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