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완벽남’ 다니엘 헤니의 ‘성장통’

  • 입력 2007년 8월 31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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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남’ 다니엘 헤니가 ‘평범’하다면 대체 어느 누가 ‘완벽하다’ 자신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리스 조각상 같던 지난 겨울 ‘미스터 로빈 꼬시기’의 로맨틱한 그림자를 말끔히 씻어낸 그는 올 가을 ‘마이 파더’(제작 시네라인(주)인네트)를 통해 온 몸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영화 ‘마이 파더’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이 되어 한국을 찾은 입양아 ‘제임스’(다니엘 헤니)와 사형수인 아버지(김영철)의 안타까운 만남을 그린 감동 드라마. 2003년 11월 방송된 KBS ‘일요스페셜-나의 아버지’의 주인공인 애런 베이츠 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30일 오후 ‘마이 파더’의 시사회 직후 만난 그는 “그동안 감정몰입이 생각보다 잘 안됐었는데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폭발하는 감정신에서 연기를 처음 배울 때처럼 몰입이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격한 운동으로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 뒷짐 지고 가슴 근육 내밀기, 이유 없는 상반신 누드나 패션 아이콘다운 ‘모델 핏’ 장면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화면 속 그는 한국 여성을 희롱하는 동료 미군을 혼쭐내는 ‘매너남’. 살짝 풀어헤친 군복 차림으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신에서는 싱그럽다 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그러나 더이상 여심을 겨냥한 ‘미국식’ 데이트 파트너는 싫다는 그는 쓰디 쓴 소주도 원샷할 줄 아는 ‘한국화’ 된 진심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제법 울린다. 이제 상냥한 미소 뿐만 아니라 ‘화’도 내고 ‘나쁜 짓’도 저지르며 표정을 짓기 시작한 그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그림’이 아닌 ‘살아 숨쉬는’ 연기자로서의 출발을 알린 것.

언제나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 난 무척 노멀하다”고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다니엘 헤니. 그는 “솔직하게 울고 웃는 현실적인 사람인 ‘제임스’가 실제의 나와 많이 비슷하다. 나와 가장 흡사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의 설명이 계속됐다. 미국 유학 당시 만난 성공한 재미교포 2세들에게서 인종차별로 인해 저마다 가슴에 품은 사연들을 봤다는 그는 국내엔 단순히 ‘미남’으로 알려진 다니엘 헤니에게도 이와 비슷한 아픔이 있으리라 확신했다는 것.

황 감독은“다니엘 헤니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그 또한 청소년기에 겪은 분노가 있음을 느꼈고 그의 어머니도 입양아셨기에 극중 ‘제임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믿었다”며 “그가 국내 배우들에게선 찾아 볼수 없는 기막힌 표정을 보여줘 깜짝 놀랐고 제 기대보다 200% 이상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극찬했다.

불과 4번째 도전 만에 극의 흐름을 온전히 책임지는 주역으로 대한민국 연예계에 우뚝 선 다니엘 헤니. 배우로서의 ‘성장통’을 극복한 그의 뜨거운 ‘눈물’은 9월6일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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