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사상 세번째 ‘스프린트 더블’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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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결과였다. 출발선에 서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타이슨 게이(미국)는 이미 승자의 모습이었다.

‘새로운 인간 탄환’ 게이가 ‘스프린트 더블’(단거리 2종목 우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게이는 30일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초속 0.8m의 맞바람을 안은 채 19초 7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메이카의 간판 우사인 볼트가 19초 91, 2005년 헬싱키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월러스 스피어먼(미국)이 20초 05로 뒤를 이었다.

스프린트 더블은 100m와 200m를 석권한 ‘당대 가장 빠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영예. 11번째를 맞은 세계선수권에서는 모리스 그린(1999년), 저스틴 게이틀린(2005년) 등 둘만 나왔다.

올림픽에서는 ‘육상의 전설’ 제시 오언스(1936년), 칼 루이스(1984년) 등 8명이 탄생했다. 게이는 26일 세계기록(9초 77) 보유자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을 꺾고 남자 100m에서 우승해 2관왕을 예약했다.

그동안 ‘뒤늦은 스타트, 과감한 스퍼트’로 유명했던 게이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스타트 반응 속도가 0.143초로 가장 빨랐다. 예선 2라운드에서 0.120초로 총알처럼 출발했던 스피어먼은 0.144초에 그쳤다.

올 시즌 남자 200m는 게이를 위한 종목이었다. 출전한 200m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한 게이는 2위와의 가장 작은 격차가 0.27초나 될 정도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미국선수권에서는 19초 62를 기록해 역대 2위에 올랐다.

게이는 “내 우상 그린이 그랬던 것처럼 두 종목에서 우승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마이클 존슨의 세계기록(19초 32)을 깨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이는 9월 1일 열리는 남자 400m 릴레이에 출전할 것이 유력해 대회 3관왕의 가능성도 높다.

한편 어빙 살라디노는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8m 57로 우승해 조국 파나마에 세계육상선수권 첫 금메달을 안겼고, 여자 400m 허들에서는 출산한 지 8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재나 롤린슨(호주)이 53초 31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오사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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