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주자들 ‘아킬레스건’에 골머리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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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한나라 3등이…”에 막막

鄭 ‘호남 후보’ 머물까 고심

다음 달 3∼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컷오프(예비경선)를 앞두고 각 대선주자 진영은 나름의 ‘아킬레스건’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5명을 뽑는 컷오프에서 1위가 유력시되는 손학규 전 지사 측의 고민은 범여권 후보는 손 전 지사가 돼야 하는 이유가 선거인단에 명확히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민주신당 정책토론회에서 다른 주자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민주신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3등이 어떻게 1등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손 전 지사가 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세론’만으로는 안 되며 ‘손학규 필승론’이 결여돼 있다는 것.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전력(前歷)이 민주신당에 효자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중도 및 건전 보수층을 흡수해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반향은 미미하다.


촬영: 신원건 기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진영은 정 전 의장이야말로 민주개혁세력의 적자(嫡子)임을 내세우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어 고민이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이 ‘전국구 후보’가 아닌 ‘호남 후보’에 그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개성 동영’이라는 구호로 요약한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론’에 대적한다고 하지만 개성공단이 정 전 의장의 브랜드라는 인식은 일반인에게 뚜렷이 각인된 상황이 아니다.


촬영: 신원건 기자

이른바 ‘친노(親盧·친노무현)’ 주자 3인의 공통적 아킬레스건은 역설적으로 ‘친노’라는 틀이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그 틀에 갇혀서는 경선 승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후보 단일화로 ‘친노’의 합심을 통한 폭발력을 노리는 반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탈노(脫盧)’를 통한 틀의 해체와 외연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전 총리로서는 의원 시절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유 전 장관도 고민의 한 축이다.


촬영: 신원건 기자

일부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은 유 전 장관에게 뒤졌다.

이 전 총리가 다음 달 15, 16일경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유 전 장관은 사실상 ‘노(No)’라고 답했다.

한 전 총리는 두 번 장관을 지낸 관료 이미지가 가시지 않은 게 고민거리. 또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패배하면서 여성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촬영: 신원건 기자

유 전 장관은 이른바 ‘싸가지’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단히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노력이 일반 국민에게 가 닿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허동준 공보실장은 “유권자와 소통하는 것이 참 힘들다”고 토로했다.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추미애 전 의원은 독자적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주자들의 2순위 표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촬영: 신원건 기자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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