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4억부 찍었다” 中출판시장 용틀임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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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막을 연 ‘제14회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마련된 한국관. 어린이도서 관련 부스에 해외 출판인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한국 출판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이징=정양환 기자
30일 막을 연 ‘제14회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마련된 한국관. 어린이도서 관련 부스에 해외 출판인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한국 출판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이징=정양환 기자
중국 출판의 용틀임.

30일부터 5일간 열리는 ‘제14회 베이징 국제도서전’은 중국 출판 시장의 힘을 여실히 보여 줬다. 잠재적 거대시장이 아니라 이미 세계적인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베이징은 아시아 출판의 허브로 조만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에 필적할 것”이라는 중국시성출판사 왕 리우 편집장의 장담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 “세계적인 출판강국이 되겠다”

30일 오전 9시경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

도서전의 열기는 건물 바깥에서부터 뜨거웠다. 10시 개막 전부터 시장처럼 부산했다. 건물 내부도 1200여 개 출판사 및 출판에이전시 부스가 4층 건물과 별관(전체 2만6000m²)을 가득 채웠다. 출판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의 양원곤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같은 건물의 1, 2층만 사용했다”며 놀라워했다.

지난해 찍은 책만 64억 부가 넘는다는 중국 출판의 힘은 참가국 수에서도 드러났다. 주빈국 독일을 비롯해 50여 개국이 몰렸다. 미국 유럽은 물론 중동이나 남미 국가도 부스를 마련했다. 한국 출판사 ‘은행나무’의 주연선 대표도 “서울이나 도쿄, 방콕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도서전이 답보 상태에 있는 현실과 사뭇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열기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신원에이전시 베이징지사의 최재철 수석대표는 “정부가 출판을 문화 핵심 사업으로 선정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 독일은 200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으로 중국을 내정한 상태다. 올해 9월에 열리는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의 주빈국도 중국이다.

중국석유공업출판사의 해외판권담당 리우 웬구오 총책임자는 “중국 출판시장도 불법복제 등 ‘위서(僞書)’ 문제로 2, 3년간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해외시장 개척으로 시장 회복은 물론 출판강국으로 이미지를 쌓고 있다”고 자평했다.

○ 양국 출판 교류에도 큰 기여

베이징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 출판계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를 통해 62개사가 2000종의 책을 선보였다. 한국관 내 개별 부스를 만든 곳은 22곳. 교원그룹과 에릭양 에이전시는 단독 부스를 개설했다. 민음사나 엔터스코리아처럼 부스는 마련하지 않았으나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둘러보는 출판사 관계자도 많았다. 박완서 신경숙 작가 등도 보였다.

예림당 등 어린이도서 관련 부스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출협의 문승현 국제사업부 차장은 “어린이 도서는 중국에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자녀교육이나 인테리어 분야의 책들에도 이곳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출판 교류에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출협과 중국도서진출구(수출입) 총공사는 2008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중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14회를 맞는 서울 도서전이 주빈국 행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박맹호 출협 회장은 “양국의 출판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측 부스는 규모는 작았으나 유럽 출판사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북한 부스 담당자는 “한국 역사를 다룬 아동문학 등에 해외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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