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마틴 씨 “아프리카 어린이 도우려 페달밟아요”

  • 입력 2007년 8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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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이란 편견을 깨고 싶다.”

경기 성남영어마을 강사 출신인 대니얼 마틴(26·영국·사진) 씨가 서울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까지 2만 마일(약 3만2187km)을 자전거로 달린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와일드하츠재단의 기금을 모으기 위해 떠나는 뜻 깊은 여행이다.

키(195cm)가 커 영어마을에서 이종격투기 선수인 ‘최홍만’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틴 씨는 여행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2002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모두 거쳐 간다. 탈레반이 한국인들을 인질로 붙잡았던 아프가니스탄도 갈 예정.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지도자가 있을 뿐…. 자전거를 타고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해 보면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것을 느낀다.”

마틴 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을 떠나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간 뒤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당초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가려고 했는데 남쪽에서는 승인했는데 북쪽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노선이 바뀌었다.

“부모님을 포함해 주위 사람들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는 지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무사히 완주해 ‘악의 축’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프로 럭비 선수 출신인 마틴 씨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2005년 오른쪽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뒀다. 당시 의사의 권유로 무릎 강화를 위해 자전거를 타게 됐고 불우아동들을 돕기 위해 자전거로 영국 런던에서 케이프타운까지 가는 기금 모금 여행에 빠져들었다. 286일간 자전거를 탄 그는 2만4000달러(약 2260만 원)의 기금을 모았다. 약 1년이 걸릴 이번 여행에서는 10만 달러(약 9400만 원)를 모으는 게 목표. 후원은 마틴 씨 홈페이지(koreatocapetown.co.uk)에서 하면 된다.

성남=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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