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성인질로 석방된 고세훈 씨

  • 입력 2007년 8월 29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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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석방된 8명의 피랍자 가운데 고세훈(27) 씨가 남성인질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가 잇따라 희생당한 뒤 나머지 남성인질 5명의 가족들은 추가 살해의 위협 속에 누구보다도 가슴을 졸이며 무사귀환을 기원했던 터라 남성인질의 첫 석방은 낭보중의 낭보로 받아들여진다.

고 씨는 재작년 스리랑카 쓰나미 때도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올 정도로 봉사활동에 활발히 참여한 청년.

서울 출신으로 1남1녀 중 막내인 고 씨는 충남 천안 남서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이었으며, 9월 복학할 예정이었다.

그는 공연기획사를 꿈꾸며 취업준비를 위해 잠시 학업을 쉬던 중에 아프간 봉사활동에 나섰다.

고 씨의 어머니는 "떠나기 이틀 전 나를 승용차에 태우고 분당 인근으로 드라이브를 갔다"며 "그때 아들이 '세상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머니에게 더 잘해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고 나무랐다"고 말했다.

고 씨의 이모는 "아프간에 간다고 해서 '왜 그 힘든 곳을 가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다. 내가 힘들다고 안 가면 누가 가서 도와주겠느냐'며 떠났다"고 말했다.

고 씨의 이모는 "어느날 갑자기 조카가 '세상에 눈을 돌리니 바람을 잡는 것 같더라'며 '앞으로 봉사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며 고 씨를 책임감 있고 정이 많은 조카로 기억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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