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8명 풀려나… "지쳐있지만 괜찮다"

  • 입력 2007년 8월 29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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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 간 인질 전원 석방 합의 하룻만인 29일 19명의 한국인 인질 가운데 여성 7명과 남성 1명 등 총 8명이 풀려났다. 13일 김경자 김지나 씨가 석방된 지 16일 만이다.

외교통상부는 아프간 피랍자 가운데 고세훈 이선영 이지영 임현주 유정화 씨가 추가로 풀려나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15분경 우리 측에 인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처음 풀려난 여성 인질 3명이 안혜진 이정란 한지영 씨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석방된 풀려난 인질들은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일행 23명(피살 2명) 가운데 지금까지 풀려난 인질은 김경자 김지나 씨를 포함 모두 10명이 됐고 지금은 11명이 탈레반에 억류돼 있다.

탈레반 대변인 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탈레반이 이날 낮 12시15분(한국시간 오후 4시45분)경 여성 인질 3명을 적신월사에 넘긴 뒤 1시간여 뒤인 1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경 여성인질 4명과 남성인질 1명 등 5명을 추가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29일)은 8명 외에 추가 인질 석방은 없을 것"이라며 "내일 인질 석방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직원인 크레이그 물러도 "우리는 5명의 인질을 더 넘겨받았다"고 확인했다.

AFP 통신은 인질 5명이 한꺼번에 ICRC의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현장에 있었던 자사 기자가 목격했다고 전했고 로이터와 AP, 신화, 교도통신 등도 잇따라 추가 석방사실을 보도했다.

물라 압둘라 탈레반 사령관 역시 인질석방 협상에 참여한 가즈니 주 다이크 지역의 부족원로 하지 모하마드 자히르 씨를 통해 인질 5명이 추가로 ICRC에 인계됐다고 말했다.

한 여성 인질은 자히르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AFP와의 통화에서 다리어로 자신이 새로 석방된 4명의 여성 중 하나라고 소개한 뒤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먼저 풀려난 여성 인질 가운데 1명은 이송 도중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매우 지쳐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들 인질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 적신월사의 차에 올라 탔다.

이번 석방은 탈레반이 김경자 지나 씨의 석방 때와 마찬가지로 부족원로 자히르 씨에게 인계한 뒤 자히르 씨가 이들의 신병을 적신월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신속히 이뤄졌다.

자히르 씨는 이날 석방된 인질의 건강상태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아마디는 28일 석방 합의 직후 연합뉴스에 "인질을 모두 석방하는 데 최대 5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29일에는 "인질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고 말해 석방 완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탈레반측 협상대표로 참석했던 물라 바시르는 "잘하면 오늘 중 남성 1명을 포함해 최대 8명의 석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측과 탈레반은 28일 연내 아프간 파견 한국군 철수와 아프간 내 기독교 선교 금지 등 5가지의 조건으로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에 전격 합의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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