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김대중-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 입력 2007년 8월 29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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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9일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잇따라 예방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김 전 대통령을 예방, 대선을 앞둔 정국 현안과 2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이뤄진 연희동 전 전 대통령 방문에서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 아프가니스탄 인질 석방 등이 화제가 됐다.

전 전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한편끼리 싸울 때는 싸우고, (이후에는)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같은 집안끼리 싸우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얘기까지 들춰진다. 잘 활용하면 대비책도 된다. (경선을 보니) 진짜 민주주의를 하는 것 같더라"고 '관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국 같은 데서는 민주, 공화당이 그렇게 격렬하게 싸우지 않는다"며 "우리 경선의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멋있게 발전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 다음에 (경선 방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저도 생각한다"며 "너무 길었다. 1년 넘게 싸우다보니…"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전 전 대통령의 주문에 "경제를 아는 사람은 다 걱정한다. 어려운 사람 수가 더 많다. 여건이 나쁘니 워낙 (해외로) 나간다"며 "요 10년간 결정적으로 경제가 가장 어려워져서…"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 전 전 대통령은 인질사태 해결과 관련해 "난 이제 많이 살았다. 인질을 안 내놓으면 내가 인질이 돼서 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을까 우리 비서들에게 이야기했다. 난 특수훈련도 받아서 생활하기도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이 후보 오는 날 좋은 소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도 "제가 복이 좀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 예정된 이 후보의 김 전 대통령 예방은 특히 연말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이 후보가 최근 범여권 대통합을 주문하며 정치 개입 및 '대선역할론' 논란에 휩싸여 있는 김 전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 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남북정상회담 시기 등을 놓고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이들 문제에 대한 대화 내용도 주목된다.

이 후보측이나 김 전 대통령측 모두 지나친 정치적 의미 부여는 경계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의례적인 예방"이라면서 "원로들의 훈수를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로 듣는 입장에 그칠 것"이라면서 "다만 경선과정에서의 호남 지지 등을 언급하면서 호남이 많이 변했더라는 등의 말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두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이 후보와 김 전 대통령간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측도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돼 예방 인사를 오는 것이다. 인사말을 주고 받지 않겠느냐"면서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이 후보는 30일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예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그는 경선 승리 직후인 21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면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갑자기 건강상 이유로 취소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의 면담은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낮 여의도 당사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미관계, 북핵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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