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심성민씨 아버지 "외롭고 쓸쓸하다"

  • 입력 2007년 8월 29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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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피랍 후 살해된 故 심성민 씨의 아버지 심진표 경남도의원(고성2.한나라당)은 29일 "다른 사람들은 무사히 돌아오지만 내 자식은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 무척 외롭고 쓸쓸하다"고 말했다.

심 도의원은 나머지 인질 19명이 무사히 풀려난다는 정부발표 후 하루가 지난 이날 "아직 내 자식이 왜 죽게 됐는지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 "19명이 귀국하면 글을 띄우든지 찾아가서 만나든지 해 성민이가 목숨을 잃은 까닭을 묻고 정 안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장례를 치른 뒤 고향인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평동마을 자택에 내려와 머물고 있다.

심 의원은 "아들은 비록 죽었지만 온 나라가 걱정하던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나 다행이다"면서 "장애인을 돕고 봉사활동을 좋아하던 성민이지만 교회를 통해 아프가니스탄까지 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랍 하루쯤 지나서야 지인들로부터 'TV에 나온 피랍자들 사진에 당신 아들이 있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성민이가 피랍된 것을 알게 됐다"면서 "어떻게 젊은 생명들을 위험한 곳에 보내는데도 가정이나 부모에 한마디 통지조차 안 할 수 있느냐"고 교회 측을 원망했다.

그는 "아들은 죽었지만 앞으로 종교단체의 해외선교와 봉사가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고 교훈을 남겨야 되기 때문에 이번 피랍사태의 원인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에서 한다고 해서 특사도 보내고 했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탈레반의 의도대로 끌려간 것 같다"며 "초동대처가 잘 돼 탈레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우리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정부에 섭섭함을 표시했다.

심 의원은 교회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성민이가 죽은 이유가 밝혀지지 않을 경우 다른 방법을 쓸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심 의원은 마지막으로 "먼저 간 배 목사 가족들이 나머지 피랍인질들이 무사귀환할 때까지 배목사의 장례를 늦추겠다고 했다"면서 "배 목사 가족들이 성민이 영결식때 정중히 조문한 만큼 인간된 도리로 장례식 날짜를 알게 되면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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