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한국인 23명을 납치했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피랍자 19명을 모두 석방하겠다고 28일 밝혔다. 피랍 사태 발생 40일 만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부와 탈레반은 대면 접촉에서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한국인의 아프가니스탄 내 선교활동 중지를 조건으로 피랍자 19명 전원 석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피랍자 석방 절차에 대해 “납치단체 측과 구체적인 절차를 협의할 것이다. 합의 직후 석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레반 측 협상대표 카리 바시르는 “29일부터 인질석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또 “피랍자들을 인도받으면 현지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한 뒤 이른 시일 안에 귀국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탈레반 협상 대표들은 이날 가즈니 시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인질 석방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가 보도했다.
탈레반 측 협상 대표단의 물라 나스룰라는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한 번에 모두 석방하기엔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3, 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이라며 “하루 안에 석방은 어렵고 며칠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석방 조건으로 △아프가니스탄 파견 한국군 연내 전원 철수 △아프가니스탄 거주 한국인 8월 안에 전원 철수 △아프가니스탄에 기독교 선교단 파견 금지 등 3가지를 제시해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파즈와크 아프간 뉴스는 이날 탈레반이 수감된 동료의 석방 요구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협상에 관여한 부족장 모하마드 자히르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3, 4일에 걸쳐 인질들을 모두 풀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