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이란, 핵 강행땐 폭격당할 수도”

  •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코멘트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이란의 핵개발 및 이라크전쟁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해 ‘강한 유럽’을 역설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프랑스의 외교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7일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주재 180개국 대사 모임 연설에서 “강한 유럽의 출현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하며 조화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유럽 외교의 공조를 주문했다. 유럽 방위 강화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과의 동맹관계를 새롭게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지난주 열린 각료회의에서는 “프랑스는 국제 현안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국제적인 영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해 프랑스가 ‘강한 유럽’을 위해 주도 역할을 할 뜻을 비쳤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국제 현안에 강한 목소리를 낸 첫 번째 대상은 이란. 그는 “이란 핵은 전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문제”라며 “만약 이란이 핵개발을 강행하면 폭격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이란 (핵)폭탄’ 아니면 ‘이란 폭격’의 두 가지 재앙을 막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서는 “외국군의 철군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친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그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핵심 정책 현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어서 양국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를 의식한 듯 사르코지 대통령은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과의 공조(ally)가 반드시 의견 일치(align)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러시아를 겨냥해 “석유와 가스가 가져다주는 부를 이용해 야만적인 방법으로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선진국으로 구성된 G8(주요 7개국+러시아)을 신흥 강국들을 포함한 G13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G8에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추가하자는 것.

유럽 언론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루며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외교와 차별화하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책 선회 의지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