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 세계기록 못미친 4.80m 우승

  •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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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5시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 인근 도로.

한 스포츠용품점 직원들이 사람들에게 요미우리신문 호외를 나눠준다. 러시아의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5)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경기에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줄지어 있는 식당 안에도 호외는 쌓여 있다. 이달 중순 오사카에 온 뒤 “내게 항상 가장 큰 힘을 주는 것은 관중의 성원이다. 나를 응원해 준 일본 팬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던 이신바예바는 약속을 지켰다.

이신바예바가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80m로 2005년 헬싱키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처음부터 ‘절대 지존’ 이신바예바와 겨룰 상대는 없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4.35m부터 시작할 때 얼굴에 수건을 덮어 쓴 채 트랙에 누워 있었다. 간간이 스트레칭을 했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바가 4.50m에 걸쳐 있을 때 비로소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한 그는 4.65m를 가뿐히 넘은 뒤 4.70m와 4.75m를 건너뛰고 경기 시작 2시간가량 지나 4.80m에서 다시 장대를 잡았다. 첫 시기에서 실패했지만 다음 시기에서 여유 있게 성공.

그 사이 이신바예바를 제외한 선수들은 4.80m를 넘지 못했거나 도중에 탈락했다. 금메달은 이미 그의 몫이었다. 올 시즌 4.88m를 뛴 제니퍼 스투친스키(미국)가 올 시즌 최고 기록이 4.91m에 그친 이신바예바와 결전을 벌일 것이 예상됐지만 스투친스키는 4.65m에서 두 번 실패한 뒤 트랙을 빠져나갔다. 혼자 남은 이신바예바는 바를 세계 기록인 5.02m까지 올렸지만 세 차례 모두 넘지 못해 기록은 다소 저조한 4.80m로 남았다.

174cm, 65kg의 이신바예바는 2003년 7월 4.82m로 처음 세계기록을 세운 이후 올해까지 실내경기를 포함해 모두 20차례 세계기록을 갈아 치웠다. 남자 100m 우승자 타이슨 게이(25)는 이날 남자 200m 예선 2라운드 3조에서 20초 08을 끊어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미국선수권에서 역대 2위인 19초 62를 기록했던 게이는 이변이 없는 한 2관왕이 유력하다.

오사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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