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어학연수 동네에서 척척”

  •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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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강남구립국제교육원’에서 수강생들이 원어민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학 중에 구내 대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밤새워 줄을 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강남구청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강남구립국제교육원’에서 수강생들이 원어민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학 중에 구내 대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밤새워 줄을 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강남구청
‘영어 교육은 우리 구가 서울에서 제일.’

서울의 자치구들이 치열한 영어교육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초기에 앞 다퉈 개설했던 영어 프로그램이나 ‘영어마을’ 등과 달리 최근 자치구들이 만든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높은 효과를 얻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 체험형 영어 프로그램 속속 개설

중구청은 28일 신당동 광희초등학교에 짓고 있는 ‘거점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를 이르면 10월 중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종의 ‘작은 영어마을’인 이곳에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난 뒤 과학, 미술, 음악, 요리 등 다양한 과목을 ‘영어’로 배울 수 있게 된다. 교실 8개를 터 넓은 실습실과 강의실을 만들고 있다. 중구 내 초등학교 학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광희초교 송세환 교장은 “지자체에서 인적, 물적 지원을 받으면서 훨씬 다양하고 저렴하게 영어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구는 관내 9개 학교에 영어체험 학습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 학습장들은 영어권 국가의 은행, 공항의 입국심사대, 상점 등을 재현한 것이 특징. 학생들은 시설을 돌면서 원어민 교사와 대화하며 해외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양천구도 9월부터 구청 1층 민원실을 ‘영어문화 체험마당’으로 조성해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에게서 영어를 배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대문구는 저소득층 자녀를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 5박 6일간 보내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톡톡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 심화형 어학 프로그램도 많아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자치구도 있다.

강남구는 미국 ‘UCR(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의 외국인 대상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들여와 ‘강남구립 국제교육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등록한 학생들은 수준에 따라 6단계로 나뉘어 하루 5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연간 수강료는 620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미국 현지로 어학연수를 가는 비용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 강남구에 살지 않는 사람도 신청할 수 있다.

재정에 여유가 있는 강남구는 정규 교육과정에서도 영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관내 30개 초등학교에 이미 1명씩 원어민 교사를 배치했다.

올해 들어 이 중 11개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1명씩 추가로 배치했으며 11월까지 9개 학교에도 추가 원어민 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중구는 미국의 사립초등학교 영어교과서를 인터넷으로 공부할 수 있는 ‘JAMEE’ 프로그램(jamee.junggu.seoul.kr)을 다음 달 3일부터 시작한다. 중구 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영어 교육도 생활 밀착형으로 바뀐다

최근 서울의 구청들이 열고 있는 영어 프로그램은 규모가 작고, 교육 인원도 소규모라는 점에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대형 ‘영어마을’과 차별화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영어공부를 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구청이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수강료도 일반적으로 ‘실비’ 수준에서 결정된다.

실제로 서대문구는 과거 동사무소였던 ‘주민자치센터’를 지난해부터 영어 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수업이 끝난 이 지역 초등학생들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원어민 교사들로부터 영어회화 강의를 받을 수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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