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마 소극장서 꽉찬 무대

  •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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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익대 근처 지하 연습실에서 31일 시작되는 콘서트를 준비 중인 가수 ‘빅마마’. 리더 신연아, 이지영, 이영현, 박민혜(왼쪽부터). 홍진환  기자
서울 홍익대 근처 지하 연습실에서 31일 시작되는 콘서트를 준비 중인 가수 ‘빅마마’. 리더 신연아, 이지영, 이영현, 박민혜(왼쪽부터). 홍진환 기자
“이 노래엔 피아노를 더 채워 보자.”(이영현)

“이건 편곡이 그게 아니잖아. 확 들어내 버려. 드럼으로만 가 보자고. 그리고 더블베이스 너무 빽빽하니까 아코디언으로 해결하고.”(이지영)

“‘혼잣말’은 비트를 없애고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불러 보는 게 어때. 좀 심심하더라도 숨소리까지 전달되게.”(박민혜)

‘빅’마마가 ‘소’극장을 처음으로 노크한다.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SH씨어터에서 ‘소극장 콘서트-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하루’를 여는 빅마마의 연습 현장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빅마마’라는 이름값과 ‘소극장 공연’이라는 테마가 더해져 일찌감치 전회 매진됐다. 할 수 없이 중간에 쉬는 날로 비워 두었던 4일에도 공연을 하기로 했다.

○ “양 방향 소통을 하고 싶었어요”

“대극장 위주로 공연을 해서 그런지 일방통행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워낙 스케일이 크다 보니 음감이 떨어지거나 가사가 틀려도 관객들의 함성에 묻히잖아요. 그런데 소극장은 팬들의 호응이 다 들리고 보이니까 좀 더 투명해진다는 느낌이랄까, 관객과 주거니 받거니 제대로 소통하고픈 갈증을 풀고 싶었죠.”(신연아)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소라, 이문세, 이적 등의 소극장행이 성공을 거둔 것도 이들의 ‘작심’에 한몫했다. 하지만 대극장 3000여 석을 거뜬히 채우는 빅마마에게 300여 석이라는 작은 극장에서의 공연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처음으로 YG에서 새 소속사로 둥지도 옮기고 뭔가를 바꾸고 싶었어요. 물론 소극장 공연은 수지가 안 맞죠. 10회 연속공연을 하려면 체력적 부담도 있고. 하지만 요즘은 음반으로도 돈벌기 힘든데 어차피 그럴 거라면 우리가 해보고 싶은 거 마음껏 해보자, 그래서 밀어붙었죠. 사실 체육관 공연이 좀 질리기도 했고요.(웃음)”

이번 공연을 위해 빅마마는 기존 11인조로 편성된 악기를 대부분 버리고 노래 이외의 시각적인 장식도 모두 비웠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로 악기가 단출해진 대신 한 사람이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한다. 빅마마 또한 “작은 무대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무대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며 율동은 최소화하고 의상은 한 벌씩만 준비했다. 그 대신 그렇게 해서 생긴 여백을 채우는 것은 관객들의 몫으로 돌렸다.

○ 쉽고 대중적인 4집 앨범

이제는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가 되어 버린 빅마마. 여가수는 외모로 평가되는 현실을 시원한 가창력으로 보란 듯이 깨고 등장했지만, 노래보다 더 관심을 끈 ‘푸짐한 외모’는 가수로서는 덫이었다. 다이어트와 한층 달라진 외모로 화제를 모은 뒤 내놓은 3집은 이런 덫을 벗어버리려는 몸부림이었다. 리더 신연아는 “‘너희도 결국 그런 거냐’는 몇몇 여성 팬의 원성도 들었지만 외모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9월에 발매될 4집에서는 또 한 번 빅마마에 대한 편견을 뒤집을 계획. 스타 작곡가 조영수가 음반의 절반이 넘는 곡을 담당하며 대중성에 방점을 찍었다.

“빅마마에 대한 두 가지 편견이 있었는데 하나는 못생긴 여성 그룹이라는 것과 음악이 어렵다는 거예요. 지난 3집에선 첫째를 버렸으니 이번엔 나머지도 바꾸려고 해요. 그냥 노래로만 저희를 봐주셨으면 해요.”

2시간 반 동안 진행될 이번 공연에서는 모두 23곡을 들려준다. 빅마마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체념’ ‘거부’ ‘브레이크 어웨이’ 등의 히트 넘버뿐만 아니라 ‘웬 아이 드림’ 등의 올드 팝과 샹송도 준비했다. 최근 모 자동차 광고에 삽입되며 뜬 ‘달라송’도 포함되느냐고 묻자 일제히 “좋은 생각”이라며 입을 모았다. 비록 “관객의 요구가 있을 때만”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02-3446-3225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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