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일 DJ-전두환 예방… 昌 면담은 불발

  • 입력 2007년 8월 28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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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국가원로급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순례'의 일환으로 29일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후보는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과 동교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차례로 방문, 대선을 앞둔 정국현안과 2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는 연말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이 후보가 범여권 대통합을 주문해 '대선역할론' 논란에 휩싸여 있는 김 전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을 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당초 정계 원로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매일 한명씩 만날 계획이었으나 30~31일로 예정된 당 연찬회 참석 때문에 두 전직 대통령을 같은 날 방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0일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예방할 예정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21일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함께 만났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문제로 면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또 당초 28일 이회창 전 총재의 개인사무실을 찾아 대선후보로서 첫 인사를 하고 연말 대선에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으나 이 전 총재측에서 갑자기 연기를 요청, 일정을 뒤로 미뤘다.

이날 약속이 무산된 것은 이 전 총재의 급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양측은 향후 면담 일정을 조정 중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권 포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이 전 총재가 의도적으로 면담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으나 이 전 총재측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회동이 연기된 것은 단순히 이 전 총재가 아프다고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면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도 "이상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심하게 체해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이유는 정말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두 사람의 공식 만남은 올해 1월 3일 이 후보가 신년인사차 이 전 총재의 동부이촌동 자택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며, 이날 회동 계획은 이 후보측에서 후보 당선 직후 면담을 요청해 마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차례의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내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경선과정에서도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간 '창심(昌心)' 잡기 경쟁이 벌어진 바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 후보실에서 이임하는 오시마 쇼타로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한·일 관계 현안 등에 대해 환담했으며, 29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 30일 닝푸쿠이 중국 대사에 이어 내달 4일 알렉산드로비치 이바센초프 러시아 대사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그는 내달 중순경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면담 인사 등 세부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과 일정을 조율 중인 박대원 전 서울시 자문대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면담 등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방문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미국측 사정이라기보다는 이 후보의 국내 일정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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