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숨어있는 논술주제]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하나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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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민주 정치는 ‘대의제도(代議制度·국민이 스스로 선출한 대표자를 통하여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 제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런데 선거 때 유권자들은 누구를 대표자로 선출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어떤 인물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정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견해가 같은 사람들이 정당을 만들어 공직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선정하고 그를 유권자에게 내세우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당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강(政綱)과 정책을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만든 임의의 집단이다.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

[TIP] 최근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났다. 후보 경선의 룰은 국민 참여 선거인단(비당원 8분의 3 참여) 투표(80% 반영)와 여론조사(20%) 결과를 합산해서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졌지만, 여론조사에서 역전하면서 한나라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만약 경선 룰에 여론조사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다른 후보가 당선됐을 것이다. 이처럼 정당 내의 후보를 결정하는 일에 비당원인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일까?

대의 정치 제도하에서 가장 중요한 정당의 역할은 국민의 의사를 바르게 집약하여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다. 정당이 국민과 국가를 매개하는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당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정당 내부에서의 민주화가 확립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과 항상 접하고 있는 일반 당원들의 의사가 정당의 정책 결정 과정과 각종 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는 상향식 절차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

[TIP] 대의 정치는 직접 민주정치에 대한 차선책이다. 정치 활동에 있어 대표자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국민의 의사를 정치적 결정에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직 선거 입후보자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제 투표에서, 참여 자격을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으로 확대한 방식도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질문지법은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동일한 항목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이 응답하기 때문에 자료를 분석할 때 비교가 용이하고, 분석의 기준이 명백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단점으로는 회수율이 낮고 응답자가 질문지에 대하여 잘못 이해할 수 있고, 문자 해독의 어려움이 있는 문맹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으며, 응답자의 솔직한 응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

[TIP] 대통령 후보 경선에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은 국민의 의사를 경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표본조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여론조사가 표본의 대표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한편, 비당원의 경선 참여 자체도 정당의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반대 당에 역이용 당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세계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활동 범위가 지구의 구석구석에까지 확대됨으로써 특정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계의 다른 곳으로 즉각적으로 알려지고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를 가진다. 세계화는 주권 국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 정치의 세계화는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라는 전통적 구분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국가는 더 이상 자족적(自足的)인 정치적 단위가 아니라, 세계적 규모의 정치, 경제, 사회 체계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 민간 기구, 국제기구 등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도덕’ 교과서]

[TIP]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번 경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검증이 각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었다. 그러나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납치 사건이 터지자,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검증 문제는 국민의 관심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다. 정치적인 세계화 현상이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어쨌든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논란 없이 해결되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ㅌ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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