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대학이나 연구소는 물론이고 최근엔 삼성 LG 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연구소도 임금이나 연구 여건이 주요 대학 못지않기 때문에 파격적인 대우 없이는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임 교수를 공채로만 뽑고 있는 서울대에서도 파격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의 ‘인사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우수한 공대 교수 확보를 위해선 △특별채용 확대 △석좌교수 선발 기준의 완화 △연구 인센티브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TF를 이끌었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의 이승종 교수는 “임금, 연구 여건, 자부심을 동시에 보장해 줘야만 우수 교수를 유치할 수 있다”며 “공대 쪽에서라도 이런 움직임이 먼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임금과 연구 여건도 그렇지만 외국의 명문 공대들은 정교수의 20% 정도를 석좌교수로 지정할 만큼 정신적으로도 높은 처우를 해 준다”며 “물질적인 처우와 정신적인 처우가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성균관대도 공대 교수들에 대한 파격적인 처우를 해 주는 제도를 마련 중이다.
KAIST는 신규 채용된 교수가 바로 연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임용되기 6개월 전 최대 2억5000만 원까지 연구 정착비를 신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성균관대도 연구 실적과 강의 능력이 검증된 중진 교수나 연구진을 대상으로 한 특별채용을 크게 늘리고 교수 경력이 없는 경우에도 특별 임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교수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해 주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천병식 한양대 공대 학장은 “우수 교수를 영입할 때 좋은 대우를 해 줄 수 있지만 기존 교수들의 처지도 이해해야 한다”며 “기존 교수들이 ‘왜 지금 영입하는 교수만 좋은 대우를 해 주느냐’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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