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실전은 다르다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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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47이 놓이자 백 두 점이 허약해졌다. 흑 ○를 공격하자고 칼을 뽑은 백이 외려 쫓기고 있는 인상이다.

흑 49가 백의 근거를 빼앗는 수. 백 50 대신 ‘가’에 둬 흑이 50의 자리로 넘어가게 할 순 없다. 공격 대상인 흑 ○가 쉽게 안정되기 때문이다. 백 50을 놓는 김강근 6단은 불안한 심정이다. 깊은 수읽기를 안 해도, 백이 무리한 모양새란 걸 잘 안다. 그러나 한번 호랑이 등에 올라타기로 한 이상 눈을 질끈 감고 앞으로 갈 뿐이다.

박정상 9단도 나름대로 걱정이다. 흑의 흐름이 좋긴 하지만 백이 우하 쪽을 거의 포기하면서 64까지 죽죽 밀어 올리자 흑 ○가 걱정된다. 유리한데 괜히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든다.

흑 65가 흑 ○를 살려 길게 두자는 타협책. 그러나 검토실에서는 참고도 흑 1이면 바둑이 끝났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백 2로 공격해도 7까지 흑 ○는 무사하다는 것.

그러나 승패에 부담 없는 관전자와 대국자는 다르다. 참고도는 어렵지 않지만 혹시 백에게 기발한 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선뜻 택하기 어렵다. 흑의 안전책 덕분에 백도 70으로 흑을 두들겨 해볼 만하게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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