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주석 "중국군 유일 과업은 대만과의 전쟁"

  • 입력 2007년 8월 27일 2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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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의 유일한 과업은 (독립을 막기 위한) 대만과의 전쟁뿐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의 독립 행보에 최고조의 경고음을 울렸다. 대만의 유력 일간 롄허(聯合)보는 후 주석이 최근 열린 당 내부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대만과의 전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 주석은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서 대만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신중하게 하되(신전·愼戰), 용감하게 싸워 이기고(감전·敢戰), 평소 준비를 잘 해야(비전·備戰) 한다"는 '3전론(三戰論)'을 주장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최근 당 내부 회의에선 "군사행동은 5단계로 이뤄져야 한다"며 전쟁 준비 완료→군사 위협→대만 해협 봉쇄→화력을 통한 타격→대만 상륙의 단계별 군사전략을 제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양측이 진짜 군사대결에 돌입하면 (중국) 대륙 역시 중대한 손실을 입는다"며 무력 사용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정적 요소 6가지를 들었다.

첫째 베이징(北京)올림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둘째 동남연해 경제에 타격을 주며, 셋째 외교적 손실이 크고, 넷째 외자가 격감하며, 다섯째 인민해방군 역시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하고, 여섯째 중국의 현대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

후 주석은 이에 따라 '대만에 들어가(입도·入島) 대만인을 세뇌시키고(입뇌·入腦) 대만인의 마음을 사로잡는(입심·入心)' 등 대(對) 대만 선전전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런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독립 행보를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내년 3월 총통 선출을 위한 대선을 치르면서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민진당은 셰창팅(謝長廷) 총통 후보가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보다 15% 이상 뒤지고 있어 '유엔 가입 및 독립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지지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53.3%가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껏 고무된 상태다.

국민당 역시 여론이 심상치 않자 올해 들어 창당 113년 만에 처음으로 당장(黨章)에 '중화민국'과 함께 '대만'을 병기하고 '통일'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국민당은 또 '중화민국'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기 위한 국민투표도 주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대만이 유엔 가입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면 '대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재난'이 따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19901104|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기자>901104|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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