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李후보와 만남 아직 생각못해"

  • 입력 2007년 8월 27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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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7일 경선 패배와 관련해 "오직 죄스러울 뿐"이라면서 "여러분(지지자들)이 보내준 그 큰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시내 한 중국음식점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을 겸한 만찬회동에 참석,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선 패배 후 7일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박 전 대표는 "여러분께서 대의 명분으로 순순히 도와주셨기에 그 마음을 생각하면 오늘 제 마음이 아프기 그지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시던 마음, 저를 신뢰하던 그 뜻, 어렵고 힘든 결정과 선택을 해 준 데 대해 꼭 보답해 드리고 싶었다"면서 "그리고 여러분을 대신해서 그 뜻을 꼭 이뤄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점, 오직 죄스러울 뿐"이라고 다시 한번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그 큰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 그렇게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는 것만도 과분하고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저는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여러분과 힘을 합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선 패배 직후 연설을 통해 경선 결과 승복 및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 방침을 밝혔던 박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는 당의 화합이나, 이 후보 중심의 정권교체 등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날 캠프 해단식에는 캠프 소속으로 활동했던 30여명의 현역의원을 포함해 2500여명이 몰렸다.

박 전 대표에 앞서 인사말을 한 안병훈 선대위원장은 "국민선거인단이 행한 투표에서는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져 패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놓고 분하고 원통해서 밤잠을 못자면서 일주일을 보냈다"며 "선대위원장으로서 박 전 대표에게 죄스럽고 모든 지지자들에게 죄스럽다. 역사에 죄를 짓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청원 캠프 상임고문은 `박근혜측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이명박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해 "무슨 반성을 하느냐. 선거인단에서 승리한 것을 반성해야 하느냐"며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했어도 (이 후보측이) 선거인단에서 졌다. 왜 당원들이 등을 돌렸는지 그들은 그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안하무인격이고 기고만장한 사람들은 절대 승리자가 될 수 없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하나가 되려해도 시원찮은데 누구보고 건방지게 반성하라고 하느냐. 그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 이래서 집권할 수 있겠느냐"고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삼성동 자택을 나서면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명박 대선후보와 언제쯤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글쎄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즉답을 피했고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들의 향후 거취 등을 묻는 잇단 질문에도 "오늘은 할말 없다"며 귀가했다.

이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늦을 수록 좋다.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회동을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해, 두 사람의 만남이 조기에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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