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폭풍질주’… 게이 9초 85

  • 입력 2007년 8월 2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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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의 꽃’ 남자 100m에 타이슨 게이(25·미국)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26일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게이였고 데릭 앳킨스(바하마)가 뒤를 이었다. 2005, 2006년에 걸쳐 세 차례나 세계 기록(9초 77)을 세웠던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은 동메달에 그쳤다.

중반까지 파월에게 뒤졌던 게이는 70m 지점부터 무서운 스퍼트를 내며 9초 85를 끊었고 앳킨스는 9초 91, 파월은 게이에게 0.1초 이상 뒤진 9초 96을 기록했다.

게이는 전날 2차 예선에서 8명 가운데 7위에 그칠 정도로 스타트 반응 속도(0.203초)가 나빴지만 결승에서는 0.143으로 3위를 마크했다. 초속 0.5m의 맞바람 탓에 자신의 최고 기록(9초 84)은 아깝게 깨지 못했다.

게이는 지난해까지 파월과 5번 만나 모두 졌지만 올해 들어 기량이 급상승하면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 꿈을 키워 왔다. 6월 세계 기록보다 빠른 9초 76을 기록했지만 뒤 바람(초속 2.2m)이 공인 기준인 초속 2.0m를 넘겨 인정받지 못했던 게이는 같은 달 22일 전미선수권에선 맞바람을 안고도 올 시즌 최고 기록인 9초 84로 우승했다.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남자 100m 1∼4위를 미국 선수가 휩쓸 때 유일하게 메달을 따지 못해 고개를 숙였던 게이는 2년 뒤 세계 최고 기록 보유자 파월을 보기 좋게 꺾으며 단거리 지존으로 떠올랐다. 반면 29번이나 9초대를 기록했던 파월은 정작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선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는 불운을 이어 갔다.

올 시즌 200m에서도 역대 두 번째로 빠른 19초 62를 기록한 게이는 30일 남자 200m 결승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예선 첫 시기에서 통과 기록인 4m 55를 가뿐하게 넘어 28일 열리는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육상의 희망 김덕현(조선대)은 전날 열린 남자 세단뛰기 예선에서 16m 78을 기록해 출전 선수 36명 가운데 8위로 12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한국 육상이 필드와 트랙 종목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1999년 스페인 세비야 대회에서 이진택이 높이뛰기 6위, 이명선이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10위를 한 이후 처음이다.

오사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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