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스님 잠적속 불교계 사태 봉합 진땀

  • 입력 2007년 8월 2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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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예일대 박사로 밝혀져 동국대 교수에서 파면된 신정아(35·여) 씨 의혹을 언론에 처음 폭로한 장윤 스님이 변양균 대통령정책실장에게서 ‘압력성 회유’를 받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조만간 공식 견해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 스님의 측근인 A 스님은 26일 본보 기자와 만나 “현재 장윤 스님과 계속 통화는 하고 있으나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이르면 27일 장윤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의 공식기구를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 스님은 장윤 스님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변 실장을 만난 것은 조계종의 공식 민원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신 씨와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장윤 스님은 변 실장에게 “신 씨 문제를 더 확대하지 말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간 24일 이후 주지로 있는 전등사를 떠나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의 한 핵심 관계자도 이날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27일 불교계 어른들이 모여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윤 스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본인이 직접 해명했을 때 다른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다”며 “장윤 스님이 변 실장의 이름을 거명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인 2005년 9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 신청을 해 사실상 신용불량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인회생은 현재의 수입과 재산으로 빚을 한꺼번에 갚기 어려운 사람이 일정 기간 생계비를 뺀 수입으로 빚을 꾸준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

신 씨는 서울 서대문세무서와 고향인 경북 청송군 청송농협 진보지점에 모두 1억420만 원의 빚을 졌다.

그런데도 신 씨는 전세 9000만 원짜리 고급 원룸에 살며 BMW 승용차를 몰아 유력 인사가 재정적 도움을 줬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 씨의 어머니 이모 씨는 25일 “1억여 원의 빚은 정아가 삼촌의 보증을 잘못 섰기 때문으로 삼촌은 현재 잠적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BMW 승용차를 사 준 것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한편 신 씨의 학력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장윤 스님은 신 씨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한 인물로 가장 중요한 참고인이어서 조사가 꼭 필요하다”며 “측근을 통해 계속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본류는 신 씨의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혐의”라며 “변 실장이 외압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예정이지만 아직은 적극적으로 나서 조사하거나 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변 실장과 관련해 언론에 제기된 외압 의혹은 신 씨의 교수 임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도 “변 실장이 임용 등에도 연루됐다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도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학력 위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이명재)는 김옥랑(62·여) 동숭아트센터 대표 겸 단국대 예술경영학과 교수가 검찰 소환 조사에서 비인증 학위를 이용해 국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혐의를 대부분 시인함에 따라 이번 주 초 김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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