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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언론 대못질’]제1부③국민 알권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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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언론 대못질’]제1부③국민 알권리 무시

입력 2007-08-27 03:02수정 2009-09-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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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국정홍보처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통해 언론에 더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왜 언론이 반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이 기자를 만나는 것 자체를 통제하는 이 ‘방안’이 시행되면 정부가 밝히기를 꺼리거나 국민을 호도하려는 일들을 언론이 감시하고 보도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기자들이 공무원을 비교적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현 정부는 많은 것을 속이고 감추고 사실을 비틀어 왔기 때문이다.》

○ 속이고 또 속이고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남북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부인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올해 7월 “2006년 8월부터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고백했을 때도 청와대는 역시 부인했지만 이미 정상회담은 추진단계에 들어간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 등이 정상회담을 위해 북측 인사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자 청와대는 그제서야 시인했다.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충배 한국국방연구원장은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이 핵무기 5, 6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지만 같이 나온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의 공식 견해와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한 핵실험 다음 날인 10월 10일 윤 장관 주재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북한 보유 플루토늄이 최대 50kg(핵무기 6, 7개 제조 분량)에 이른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음이 드러났다.

본보는 7월 ‘분양가 상한제가 9월부터 시행되지만 올해 말까지 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택지 아파트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건교부는 ‘20개 건설사가 연말까지 11만2000채 공급계획이 예정돼 있다’며 본보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건교부는 통계에 넣지 말아야 할 공공택지 공급 물량까지 포함시켰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약 1100조 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했지만 당일 국정브리핑에는 1600조 원이 필요하다는 자료가 게재됐다. 본보가 이를 지적하자 홍보처는 그 자료를 삭제했고, 예산처는 홍보처가 최종안을 보지 못하고 자료를 만든 것 같다고 변명했다.

○ 입맛대로 사실을 비틀고

청와대와 금융감독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주택금융시장 리스크 모니터링’ 보고서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가격에 후행(後行)한다는 결론이 명시됐다. 본보가 올해 1월 이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런 상관관계가 알려졌지만 금감원은 (보고서가) 공식 결론이 아니라며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았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7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공무원 수 증가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 행정학자는 한국과 달리 선진국에서는 수개월∼연간 단위 계약직 공무원을 많이 쓰는데 이들이 다 계상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계를 일괄 적용해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행자부는 또 2005년 7월 토지를 보유한 국민이 28.7%에 불과해 양극화가 심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토지 보유자 비율은 전체 인구가 아니라 전체 가구로 나눠야 하며 그럴 경우 토지 보유 가구 비율은 57.4%에 이른다.

통계청은 올해 4월 1분기(1∼3월) 실업률이 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상의 ‘백수’ 또는 청년실업자나 다름없는 많은 사람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기 때문에 체감 실업률과는 큰 차가 난다.

○ 무조건 감추고

7월 29일 미국에서 수입된 쇠고기에서 현행 수입위생조건상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분류된 ‘척추 뼈’가 발견됐다고 알려졌다. 기자들이 취재에 들어가자 농림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거나, 아예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전혀 몰랐다’고까지 대답했다. 하지만 다음 날 농림부는 브리핑을 통해 SRM 발견 사실을 발표했다.

재경부는 2005년 ‘3·23 신용불량자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영세 자영업자에게 2000만 원의 자활 자금을 저리로 빌려 준다고 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대책 발표 닷새 전 5개 시중은행 소매금융 담당 임원들을 불러 신용불량자 지원을 종용했다는 사실은 물론 시중은행 임원들을 불렀다는 사실조차 숨겼다.

같은 해 재경부는 조세개혁방안을 200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2006년 2월 본보가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증세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자 발표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본보는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기업규모 간 직업 이동 경로를 노동부가 보유한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분석하려고 노동부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특정 언론사에만 자료를 줄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만 들었다.

건교부는 올해 6월 국민 700명과 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건교부 정책 만족도’를 조사해 ‘100점 만점에 종합 만족도 63.6점’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이나 행정수도 이전, 기업도시 등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평가 내용은 전혀 발표하지 않고 있다.

○ 은폐와 거짓의 말로는 참혹

역대 정권과 정치 지도자들은 언론과 국민을 호도하려다 도리어 정권 존립에 위기를 맞거나 지도자로서의 명예와 위신이 땅에 떨어지기도 했다.

1987년 1월 서울대 언어학과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 때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은폐·조작하려 했다. 그러나 권력상층부가 이를 은폐하거나 은폐 공작에 가담한 사실이 본보 특종보도로 밝혀지면서 전두환 정권의 강권 통치는 내리막을 걸었다.

2002년 9월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6·15 남북 정상회담 대가성 대북송금 의혹을 폭로했을 때 청와대와 정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이듬해 대북송금 특검으로 북한에 5억 달러를 보냈고 이는 정상회담의 대가적 성격이 있는 것임이 밝혀졌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동원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등 관련자 8명이 기소돼 실형 또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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