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외모와 이름값에 비해 딱히 내세울만한 대표작이 없던 그에겐 데뷔작 ‘댄스 댄스’의 황인영부터 최근작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까지 ‘상대 여배우만 스타로 만든다’는 ‘겸손한(?)’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었다.
그리고 올 초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 이후 차기작을 고심하던 그는 오래 전부터 함께 작업하길 바랐던 곽 감독과 손잡고 ‘진짜’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10kg을 감량하고 머리를 짧게 자른 주진모는 날마다 곽 감독으로부터 방언 지도를 받으며 독기를 잔뜩 품었다.
남성미 강하고 선 굵은 연출력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은 ‘친구’ ‘똥개’ ‘태풍’ 등 내놓는 작품마다 ‘그저 그런’ 미남스타를 새로운 연기파로 재발견하는 ‘배우 제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친구’로 재평가 된 장동건이 대표적인 케이스. 잘생긴 마스크 덕분에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비열하게 눈동자를 번뜩이며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한 ‘친구’를 통해 단숨에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똥개’에서 핸섬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벗고 순박하고 어눌한 백수에 도전한 정우성이나 ‘태풍’을 통해 자신의 진면목을 200% 이상 발휘한 이정재도 모두 곽 감독의 손에서 빚어진 결과다.
절친한 동료 장동건의 집에서 ‘사랑’의 시나리오를 발견한 주진모는 첫 장을 읽는 순간 “딱 내 영화”라고 직감하고 장동건에게 곽 감독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후문.
주진모는 “남자다우면서도 여자를 위해 희생하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사랑’ 시나리오를 보니 광채가 느껴졌다”며 “곽 감독님과는 처음이지만 왠지 두세 번 촬영을 해 본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이번 영화에 캐스팅 된 기쁨은 전작들의 10배도 넘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사랑’은 버릴 수도 가질 수 도 없는 사랑에 올인하는 거친 남자의 뜨거운 삶을 다룬 이야기. ‘사랑’을 통해 주진모가 ‘친구’ 장동건의 뒤를 이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올 추석 개봉.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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