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실세? 대선주자?… ‘제3자’ 누굴까

  • 입력 2007년 8월 25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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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예일대 박사로 드러난 신정아(35·여) 씨의 학력 위조 사건이 권력층 비호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 서부지검이 청와대의 누군가가 신 씨를 비호해 왔다는 소문의 진상을 은밀하게 조사해 온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 고위 관계자는 “변양균 대통령정책실장인지는 몰랐다”고 말해 그가 아닌 ‘제3자’가 개입했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 “은밀하게 조사” 발표뒤 추측 무성

변양균씨, 의혹제기 장윤스님 두번 만나

“학교갈등 논의… 신씨 문제는 거론안해”

오영교 동국대 총장 “누군가 나서서 양심선언해야”

시중에는 친노(親盧)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한 인사가 신 씨 문제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소문을 포함해 청와대 내의 다른 실세 개입설까지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먼저 변 실장은 신 씨의 학력 위조 사건이 불거질 무렵을 전후해 허위 학력 문제를 제기한 전 동국대 이사 장윤 스님을 두 차례 만났다고 털어놨다. 장윤 스님은 올해 2월 동국대 이사회에서 신 씨의 허위 학력 문제를 제기했다 5월 29일 이사에서 해임됐다.

이에 대해 변 실장은 “5월 지인을 통해 장윤 스님을 처음 만났고, 7월경 다시 만난 적이 있지만 당시 장윤 스님이 동국대의 여러 갈등 사안을 거론해 ‘어떤 문제든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며 “당시 내가 신 씨 문제를 스스로 꺼내지 않았고, 장윤 스님도 여러 갈등 사안 중 신 씨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전했다.

변 실장은 또 “미술에 관심이 많아 신 씨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지만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말했다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변 실장이 장윤 스님을 만나 신 씨 문제와 관련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얘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지난달에 신 씨 사건이 언론에 본격적으로 보도된 데다 장윤 스님이 신 씨의 허위 학력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신 씨 관련 문제를 화제로 삼지 않았다는 변 실장의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변 실장이 직접 장윤 스님을 접촉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 장윤 스님과 같은 종교계 인사를 접촉하는 청와대의 공식 창구인 시민사회수석실이 배제된 채 대통령정책실장이 직접 나선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이날 동국대 이사회에 참석해 “(변 실장이 장윤 스님을 만난 것을 두고) 내가 부탁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총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 종단에서 누군가 나서서 ‘내가 부탁했다. 잘못했다’는 식으로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해 누군가가 변 실장에게 장윤 스님을 만나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신 씨의 권력층 비호 의혹 파문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장윤 스님이 주지로 있는 강화도의 전등사 관계자는 이날 “스님이 해외 출장을 갔다가 어제 한국에 돌아온 뒤 오늘 아침 외출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서 연락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과 광주시는 신 씨를 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내정하는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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