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메달은 ‘별따기’<하>한국 육상 현주소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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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어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남의 잔치’다. 1983년 제1회 헬싱키 대회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1993년 슈투트가르트에서 김재룡이 남자 마라톤 4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1999년 세비야 대회 때 이진택이 남자 높이뛰기에서 6위를 차지한 뒤에는 ‘톱10’에 든 적도 없다. 2003년 파리 대회 남자 마라톤에 이봉주가 출전했지만 11위에 그쳤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A와 B로 나뉜 기준 기록을 통과해야 한다. B 기준은 A 기준을 넘기 어려운 국가들을 위해 배려한 것으로 종목별로 한 명만 출전시킬 수 있다. 남자 100m의 경우 B 기준이 10초 28로 28년 묵은 서말구의 한국 기록(10초 34)보다 0.06초나 빠르다. 거리로 치면 0.6m가 된다.

총 47개 종목(남자 24, 여자 23) 가운데 기준 기록을 통과한 한국 선수는 7개 종목 11명뿐이다. 그중 남자 20km경보의 박칠성 김현섭(이상 삼성전자)과 여자 20km경보의 김미정(울산시청)만 A 기준을 넘었고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조선대), 남자 10종경기 김건우(포항시청),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안동시청)은 B 기준을 통과했다. 국가별 출전 쿼터가 있는 마라톤에는 남자 이명승 박주영(이상 국군체육부대) 김영춘(서울시청), 여자 채은희(수자원공사) 임경희(수원시청) 등 5명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메달을 기대하긴 어렵다.

25일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제11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국 일본은 지난 10차례의 대회에서 금 3, 은 5, 동메달 9개를 따냈다. 금메달 3개는 모두 남녀 마라톤에서 나왔다. 2011년 대회를 유치하는 한국으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오사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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