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대응” 외치던 靑 이번엔 왜 조용?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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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실장, 직접 해명 않고 연락 끊어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변양균(58·장관급) 대통령정책실장이 가짜 예일대 박사 학위로 ‘학위 위조’ 파문을 불러일으킨 신정아 씨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24일 오전부터 해명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 메시지만 흘러나왔다.

변 실장은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언론과의 접촉도 피한 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명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변 실장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연락도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결국 변 실장 개입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는 오보라는 것이다.

‘법적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변 실장 개인 의견을 확인하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왜 변 실장이 직접 해명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브리핑에서 밝힌 것으로 충분히 해명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청와대의 태도는 그동안 오보에 대해 ‘법적 대응’ 운운하며 펄쩍 뛰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래서인지 변 실장의 간접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씨가 동국대에 임용되는 과정에 변 실장이 개입했던 것 아니냐는 설도 제기된다. 나아가 변 실장 뒤에 청와대의 또 다른 인사가 있기 때문에 변 실장이 나서지 못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가 진실이거나 사실에 가까워 마땅히 대응하기 어려울 때 직접 대응을 하지 않았던 선례가 있다.

지난해 8월 유진룡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사태와 관련해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과 양정철 비서관의 인사 청탁과 관련 있다’라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당사자들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10여 일 뒤 대통령비서실 결산을 다룬 8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전화를 했지만 부탁은 아니다” “인사 협의는 (홍보비서관의) 광의의 업무다”라며 전화로 인사 협의를 한 사실을 시인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대표적 ‘학위 공장’ 퍼시픽웨스턴대는

학술진흥재단서 학위 인증 거부

지난해 ‘미라마大’로 이름 바꿔

퍼시픽웨스턴대(Pacific Western University)는 캘리포니아 주에 주소지를 둔 사설 원격 교육 기관이다. 1977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설립됐으나 지난해 샌디에이고로 옮기고 이름도 ‘캘리포니아 미라마대(California Miramar University)’로 바꿨다. 한국 교육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이 2005년 학위 인정을 거부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대학 리스트에 포함됐고, 앞서 2004년 미국 회계감사원(GAO)의 ‘학위 공장’ 조사 때도 거론됐다.

하와이에도 같은 이름의 대학이 있었으나 주 정부에 의해 사기죄로 고소당해 지난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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