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 별세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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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素人) 김준성(사진) 이수그룹 명예회장이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20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은행 총재, 경제부총리, 삼성전자 회장과 ㈜대우 회장을 지내는 등 금융계, 관계, 재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또 문학에도 관심과 재능이 많아 직접 여러 권의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대구고보(현 경북고)를 거쳐 1942년 경성고등상업학교(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옛 조흥은행에 입사하며 은행과의 첫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고인은 1945년 광복 이후 고향인 대구로 내려와 섬유·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수그룹 측은 “고인은 양말기계 2대로 시작한 의류공장을 20여 년 운영하면서 지방은행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대구의 지역 상공인들을 설득해 1967년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을 설립한 뒤 초대 행장을 지냈다”고 말했다.

은행과의 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신용대출’을 도입한 덕분에 대구은행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자 1975년 옛 제일은행 행장, 1977년 외환은행 행장 등을 잇달아 맡게 됐다. 이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은행 총재로 발탁됐으며, 1982년엔 제11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임명됐다.

1984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삼성전자 회장과 ㈜대우 회장을 거쳐 1995년 이수화학회장을 맡는 등 경영인으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수그룹 측은 “1999년까지 회장직을 맡으며 이수화학을 모체로 건설 금융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13개 계열사를 지닌 중견 그룹으로 키워 냈다”고 말했다.

1958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인간상실’을 발표해 등단했던 고인은 만년에 ‘욕망의 방’(1998년), ‘비둘기의 역설’(2000년), ‘복제인간’(2005년) 등의 소설을 잇달아 출간해 화제가 됐으며 올 6월에는 미수연(米壽宴) 겸 전집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디엔피코퍼레이션 김상철(60) 회장을 비롯해 페타시스아메리카 김상우(58) 회장, 이수그룹 김상범(46) 회장 등 3남 2녀가 있다.

현재 이수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이수의 최대주주는 고인의 셋째 아들인 김상범 회장이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선정(42)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임강사가 셋째 며느리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장례식은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장의위원장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 영결식은 28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리며 장지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대지공원묘원’이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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