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사협상 결렬… 13년 연속 파업?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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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돼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도 파업을 한다면 이 회사 노조는 1995년 이후 13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들어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파업 등 2차례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런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이 지역 시민과 사회단체들은 잦은 파업이 지역 경제 등에 미칠 부작용을 걱정하며 ‘무분규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 현대차 노사 임·단협 협상 결렬

현대차 노사는 24일 오후 울산 북구 양정동 울산공장 본관에서 윤여철 현대차 사장과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등 노사 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10차 교섭을 벌였으나 노조는 회사 측의 일괄 수정안을 거부하면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이날 협상에서 △기본급 7만8000원(통상급의 5.4%) 인상 △통상급의 300% 성과급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노조 측은 △임금 12만8805원(통상급의 7.26%) 인상 △정년 60세(현 58세)로 연장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사 측은 “밀고 당기기 식의 교섭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동종업계보다 높은 수준의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 노조, 다음 달 초 파업 준비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 측은 다음 달 초 파업을 벌이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노조는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데 이어 27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향후 쟁의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노조는 30, 31일 중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 달 3일부터 파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사는 협상을 계속할 계획인 데다 잦은 파업에 따른 국민 여론 악화에 노조 집행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어 타결 여지는 남아 있다.

현대차 노조는 1월 3∼17일 연말 성과급 삭감 지급에 반발한 파업을 벌였으며 6월 28, 29일에도 한미 FTA 체결 반대 파업을 했다. 또 지난해에도 근로조건 개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정치성 파업’을 10여 차례 벌였다.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4일 하루 2400원(3.31%) 떨어진 7만 원으로 마감됐다.

○ 울산 사회단체 “파업 안 하면 현대차 사겠다”

현대차 노조의 이런 움직임을 지켜보는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원 9000여 명인 사단법인 한국음식업중앙회 울산광역회지회는 조만간 현대차 노사를 방문해 “올해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면 회원들이 앞으로 현대차만 구매하는 등 이 회사를 적극 돕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울산 개인택시조합도 30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 노사에 무분규 협상 타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회원 3400여 명인 이 택시조합 관계자는 “무분규로 시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달리 세계적 기업인 현대차가 매년 파업을 되풀이해서야 되겠느냐”며 “노조가 파업을 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택시업계나 식당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 전면중단▼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하청업체의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거해 이 공장의 자동차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24일 “화성공장의 도급사(기아차의 하청업체) 근로자 100여 명이 23일 오후부터 도장라인을 점거하고 파업을 벌이고 있어 생산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포장 부문 등 도급사의 직원들은 자신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도급사 사용자들과 집단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하청업체와 근로자들에게 원만한 노사합의로 조속히 생산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아차 화성공장은 쎄라토, 로체, 오피러스, 쏘렌토 등의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화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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