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노사관계가 한국 경쟁력 떨어뜨려”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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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로랑지(사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사무총장은 23일 “한국의 정부, 기업, 노조 등 이해 관계자 모두가 노사 문제를 국내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한국의 노동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로랑지 총장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한국의 대립적이고 군사적, 하드코어적인 노사 관행이 국가경쟁력 평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5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그는 “최근 한국이 선전(善戰)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도 역시 선전하고 있다”며 “삶의 질 평가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 특히 노사 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전체 경쟁력이 낮은 등급에 머문 데는 한국의 높은 인건비가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기업의 경영 관행이나 외국인에 대한 인식도 좀 더 개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랑지 총장은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를 버려야 해외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 후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기업이 느끼는 한국의 매력도가 몇 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며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대적인 태도가 우호적으로 변화해야 하고 인건비 인하, 교육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D는 국가 경쟁력 평가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기관으로 한국은 올해 IMD의 종합 평가에서 29위였다. 노사관계의 생산성 부문에서는 한국은 지난해 평가 대상 61개 국가 중 61위, 올해는 55개 국 중 55위로 모두 꼴찌였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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