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행기엔 한국문화도 태웠습니다”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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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박용렬(43) 씨는 해외로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주로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한다.

국적기는 아니지만 한국인 승무원이 있어 기내 서비스를 받는 데 불편함이 없고, 한국 음식도 기내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2년 전에는 한국인 승객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전체 승객의 3분의 2는 되는 것 같다”며 “국적기와 비교했을 때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더 좋은 점이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 한국인 승무원과 김치는 기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만 선호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한국인 승객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 항공사의 ‘한국화’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

“말이 통하지 않아 외국 항공사를 기피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에는 최소 2명 이상의 한국인 승무원을 태우는 외국 항공사가 많다.

루프트한자 100여 명, 싱가포르항공 80여 명, 에미레이트항공 530여 명, 캐세이항공에는 240여 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근무 중이다.

기내식도 철저히 한국식을 지향한다.

싱가포르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모든 구간에서는 고추장, 김치, 밥을 제공한다. 인천∼싱가포르 구간에는 고기버섯 산적과 불고기를, 인천∼샌프란시스코, 밴쿠버 구간에는 한식 퓨전으로 개발한 매운 새우볶음, 쇠고기볶음 요리를 제공한다.

루프트한자는 김치, 고추장 외에 비빔밥과 컵라면을, 에미레이트항공은 김치, 고추장, 미역국, 김치볶음밥 등 한식 메뉴를 매달 바꾼다.

○ 서비스도 ‘한국인 마인드’로

인천을 오고가는 에미레이트항공의 모든 승무원은 한국인 고객의 특성과 문화를 익히는 ‘Soul of Korea’ 교육을 받는다. “승객에게 서빙할 때는 눈높이를 맞춰라” “승객 요구가 있으면 가급적 빨리 처리하라” “인사는 영어가 아닌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등의 교육을 받는다.

루프트한자는 한국인 승객이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에 도착하면 한국인 직원에게 환승, 세관, 공항 및 여행에 관한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한국인 환영 서비스’를 운영한다. 비행기 밖에서도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

캐세이항공은 최소 2편 이상의 한국영화와 한국어 더빙 영화를 방영하며 한국가요 채널을 따로 만들어 제공한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항공권 요금이 국적기에 비해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인터넷여행그룹 투어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지역과 시즌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국적기에 비해 외국 항공사의 요금이 싼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취항 외국 주요 항공사의 서비스
항공사국적내용
루프트한자독일-한국인 승무원 100여 명 근무
-비빔밥, 컵라면 제공
-프랑크푸르트, 뮌헨 공항에서 ‘한국인 환영 서비스’
싱가포르항공싱가포르-한국인 승무원 80여 명 근무
-고기버섯 산적, 불고기 등의 한국식 메뉴
에미레이트항공아랍에미리트-한국인 승무원 530여 명 근무
-전체 승무원 대상으로 ‘Soul of Korea’ 강의
-미역국, 김치볶음밥, 떡 제공
캐세이항공홍콩-한국인 승무원 240여 명 근무
-최소 2편 이상의 한국영화, 한국가요 채널 제공
자료: 각 업체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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