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새 화두 ‘플랜트 편식 체질개선’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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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최근 아제르바이잔에 지사를 설립하고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시범 사업을 준비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은 GS건설이 신성장동력(NGE) 국가로 선정한 7개국 중 한 곳. GS건설은 2004년부터 신(新)사업모델을 준비해 이미 7개국에 30여 명을 파견해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탈(脫)중동’과 ‘사업 다각화’를 내세우며 해외건설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지난해 이후 해외건설 부문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오일 달러’에 기댄 중동 중심의 사업 구조와 플랜트 분야에 치중하는 공사 수주로는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건설사의 고위 임원은 “당장 2, 3년 동안은 여유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오일 달러가 고갈되는 ‘포스트 오일(Post Oil)’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풍요 속 빈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70억 달러(301건)로 작년 전체 수주액(165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수익 구조는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중동지역 의존도가 60%가 넘고, 수주분야도 가스와 석유화학 등 플랜트 부문이 70%에 이른다.

한양대 이재헌(기계공학) 교수는 “고유가로 중동국가들이 석유 생산시설의 발주 물량을 크게 늘리자 수주 경쟁률이 떨어져 국내 기업에까지 혜택이 돌아온 것이지 자체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외시장 점유율에서 한국 기업들은 1997년(4.5%)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2005년에는 1.3%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중동 국가들도 원유 생산시설의 비중을 줄이고 석유화학제품과 사회간접자본 건설로 공사 발주 방향을 바꾸는 추세다.

○지역 다변화와 종목 다각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건설업체 등은 중동지역 외의 중앙아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이다.

GS건설은 동유럽 국가와 동남아시아 등 ‘NGE7’국가에서 신도시 개발사업 외에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가스액화(GTL) 분야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대림산업도 기존의 중동 중심의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고부가가치 산업인 발전소 건설로 사업방향을 잡았다.

두산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담수 설비 부문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싱가포르 등지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국 팀장은 “민간기업들은 발주처의 신뢰를 얻고 국내 공기업들은 리스크가 큰 해외 개발사업에 적극 진출해 민간기업과 시너지를 높이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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