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발랄 솔직 당돌…첫 영화 ‘두 얼굴의 여친’ 주연 맡은 정려원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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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크라의 멤버로서 가수 활동을 할 때, 정려원은 그렇게 ‘핫(hot)’한 인물은 아니었다. 연기자로 진로를 바꿀 때 많은 주목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인기 많은 가수들도 연기에 대해 혹평을 듣기 일쑤였으니까. 그러나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통해 그는 연기자로서의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가 이제 영화의 첫 주연이 됐다. 9월 13일 개봉하는 ‘두 얼굴의 여친’에서 순진한 아니와 폭력적인 하니 등 두 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장애 환자 역할을 맡은 것. 봉태규가 소심하면서도 속 넓은 남자 친구로 나온다.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 많지만 만화적인 발랄함에 정려원의 극단적인 두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연기가 너무 좋아 심장이 막 뛴다”는 정려원, 그는 시험을 본 뒤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Q. 첫 주연이라 떨리겠다.

A. 처음엔 고사했다. 너무 큰 짐 두 개를 맡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이 나이에 이 시기에, 이 정도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도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집도 전세를 사는 것보단 무리해서라도 장만하는 게 나중엔 이익이니까.

Q. 아까(시사회 때) 무대 인사 해 보는 게 꿈이었다고 했는데….

A.‘나는 언제 저거 해 보나’ 하고 생각했었다. 메가박스 코엑스에 일주일에 세 번은 오는데 오늘 내가 거기서 무대 인사를 했다! 엊그제도 혼자 와서 ‘라따뚜이’ 봤는데.

Q. 주먹질에 욕을 해 대는 하니 역할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A. 내 성격이 하니 같지는 않지만, 그렇게 여성스럽지도 않다. 나의 그런 연기를 보고 사람들이 놀랄 때 내가 더 놀랐다. 내가 가녀리고 보호받는 존재로 인식됐구나, 하고. 난 밝고 꿋꿋한 해바라기인데 사람들은 내가 코스모스인 줄 안다.

Q. 완전히 다른 두 성격을 연기하면서 헷갈리지 않았나.

A.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성격이 바뀌어야 했다. 그런데 닥치면 다 하게 되더라.

Q. 대사 중에 ‘신이 있다면, 하자 있게 만들어 놨으면 리콜을 해 줘야지’하는 말이 있는데 본인도 리콜 받고 싶은 부분이 있나.

A. 항상 열등감이 심했다. 난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다. 어떤 책에 보니까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더라. (컵을 들면서) 내가 물컵으로 태어났는데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는 물병으로 태어나지 않았다고 부러워하면 뭐하나.

“맞는 말인데, 그게 쉽지 않다”고 했더니 그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계속 세뇌시키면 된다” “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단단한 사람처럼 보였다. 호주에서 9년을 살다 한국에 왔을 때 ‘외국 살다 온 애들이 혀 꼬부라진 소리 하는 게 싫어’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한국어를 연습했단다.

Q.‘스타일 아이콘’의 이미지가 강하다. 작정하고 차려입은 게 아니라 마치 패션에 무심한 듯하면서 ‘시크’한 레이어드 룩의 달인이다.

A.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어도 예쁘다? 그건 거짓말이다. 아무거나 입으면 그렇게 안 된다. 라인이 예쁜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어야 하는 거다. 그러려면 자기 체형을 알아야 한다. 어깨가 좁으면 통 넓은 티셔츠를 입는 식으로, 나를 알아야 나를 스타일링할 수 있다. 평소 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동대문시장 가서 재료 사다가 액세서리도 만든다.

Q. 영화에서도 인절미 삼겹살을 그렇게 먹더니 지금 아이스크림도 잘 먹는다.

A. 먹으면 바로 살찌는 체질이라 정말 열심히 운동한다. 하루에 줄넘기 1000개씩 하고 10km 걷는다. 촬영할 때도 틈틈이 했다. 인기에는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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