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꼭 두고 싶은 곳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4분


코멘트
본격적인 끝내기에 돌입했지만 이창호 9단의 눈길은 나른해 보인다. 끝내기의 신산이라고 불리는 그에게도 지금의 상황은 쉽지 않다. 차이는 크지 않지만 반상에 변화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 그를 절망하게 만든다.

흑 127로 우중앙 집을 늘려보려고 하지만 백 128이 절호의 삭감 수. 흑 집도 나지만 중앙 백이 두터워지면서 살집이 붙는다.

백 130까지 선수한 백은 유유히 손을 돌려 백 132로 좌하귀를 지킨다. 애초 흑이 하변 백 석 점을 잡은 것은 좌하귀에 뛰어드는 수를 노린 것인데 흑은 좌하귀를 먼저 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바둑의 흐름을 쫓다보면 ‘여기는 누가 차지할 자리’라는 게 드러난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자리를 둘 수 없는 경우 십중팔구 그 바둑을 이기기 힘들다.

흑 189는 정수. 참고도 흑 1로 막아도 백 2로 끊으면 백 4, 6이 선수로 들어 흑 집이 늘지 않는다. 더구나 백이 만약 불리하다면 백 8로 둬 귀에서 패를 하는 수단이 있다

서 4단은 이후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1집 반의 승리를 지켜냈다. 서 4단으로선 평생 잊지 못할 대어를 낚은 셈이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