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울때 버핏 웃는다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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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시장 안정 위해 모든 수단 동원” 금리인하 시사

버핏 “저가매수 기회” 美최대 모기지업체 인수 저울질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21일 미국 의회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과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장,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버냉키 의장은 이 같은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고 도드 위원장이 밝혔다.

도드 위원장은 이날 회동 내용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버냉키 의장에게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하라고 요청하지 않았고, 버냉키 의장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고 밝힌 것은 연방기금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FRB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버냉키 의장은 아직까지는 금융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가를 포함해 시장에서는 “17일 FRB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로는 충분치 않다. FRB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를 조속히 단행해야 한다”며 FRB를 압박하고 있다.

유에스에이투데이가 미국 전문가 37명을 대상으로 20, 21일 이틀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전문가는 FRB가 다음 달 금리를 현재의 5.25%에서 5.0%로 0.25%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1월까지 5.0% 수준을 유지하다 12월에 4.75%로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인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버핏 회장은 현재 500억 달러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한 채 투자처를 찾고 있다. 증시가 급락하는 지금은 가치투자자인 버핏에게는 오히려 행복한 때”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버핏 회장은 지난주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혼돈이 발생할 때 진정한 기회가 온다. 혼란이 발생할수록 (주가에 대한) 잘못된 가치 산정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며 투자 의사를 밝혔다. 투자의 귀재들이 이번 위기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1987년과 1998년 주식시장이 붕괴할 때에도 주가가 진정되는 듯하다가 다시 폭락장세를 연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기업가치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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