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수근]저가 숙박시설 늘려야 외국인 잡는다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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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독일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였다. 올해 1분기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61억8000만 달러로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범은 전체 적자의 69%를 점유하는 여행(관광)수지 적자다. 이는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해외여행 소비의 급증 추세와 맞물려 있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 수와 이들의 소비는 소걸음 행보다. 여행수지 적자 폭 축소를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인바운드) 활성화가 절박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관광브랜드가 미약한 상황에서는 싸고 편안한 숙박시설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가 관광 진흥의 관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의 80%가 머무는 서울의 특급호텔 객실료(조식 포함 1박 1실)는 성수기에 평균 300달러를 훨씬 넘는다. 일반적으로 1박 숙박료가 200달러 이상이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힘들다.

다만 2, 3년 전부터 관광호텔에 비해 객실료가 30∼40% 싸지만 시설, 서비스 수준은 나무랄 데 없는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속속 들어서 객실 부족의 숨통을 터 주고 있다. 매년 서울을 찾는 체류 외국인 500만 명(전체 615만 명)을 적정 요금(200달러 선)에 무난하게 소화하려면 매일 3만 실(단체객 비율 30%, 1인 평균 2.7박 투숙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지역 관광호텔 공급 객실은 2만500실로 ‘서비스드 레지던스’ 공급 객실 5500실을 합해도 2만6000실에 불과하다. 서울에 외국인 1000만 명을 유치하려면 6만3000실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아직 꿈도 못 꾼다.

정부와 서울시는 수년 내 청계천변과 서울시내 곳곳에 1000실 이상의 관광호텔이 대거 들어서도록 제반 여건 마련과 지원책 강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서비스드 레지던스’도 법 개정을 통해 관광 숙박시설에 포함해야 하지 않겠는가.

전 세계 관광객 이동 흐름을 살펴보면 인접국가 간 교류가 전체의 50%를 상회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전체의 40%)과 중국(15%) 시장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이들 두 나라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려면 이들의 뇌리에 ‘한국 하면 부담 없이 들렀다 갈 수 있는 주말여행지’의 이미지를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국인 해외 출국자에게서 그동안 거둬 온 1조 원 이상의 관광진흥기금 적립액을 과감히 투입해 일본과 중국 지역에 한국 관광 매력의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신수근 월간 ‘여행정론’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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