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속죄의 헌혈’ 76회…다구치 준 씨 “위안부 만행 용서빌고 싶어”
더보기

‘속죄의 헌혈’ 76회…다구치 준 씨 “위안부 만행 용서빌고 싶어”

입력 2007-08-23 03:02수정 2009-09-26 17:2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헌혈의 집’에 들러 헌혈을 하고 잠시 누워 있다 보니 약속시간을 못 지켰습니다. 죄송합니다.”

헌혈 흔적이 남아 있는 양쪽 팔에 반창고를 붙인 채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일본인 다구치 준(田口純·36) 씨. 일본에서 5번 헌혈을 했고 1999년 한국으로 유학 온 뒤에도 76번 헌혈을 한 헌혈왕이다.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재일 한국인이 쓴 위안부 할머니에 관한 책을 접하면서 일본의 만행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한국에 온 후 일본인으로서 한국인들에게 사죄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헌혈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일어일문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그는 일반적인 헌혈인 ‘전혈(全血)’을 하다가 2005년부터 특정 성분만 골라 헌혈하는 ‘혈소판성분헌혈’로 바꾸었다. 백혈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혈소판성분헌혈을 2주에 한 번꼴로 하고 있다. 일반 헌혈이 15분 정도 걸리는 것과는 달리 혈소판성분헌혈은 1시간 넘게 걸린다.

“일반 헌혈은 건강 때문에 1년에 5번 이상은 못하지만 성분헌혈은 2주에 1번, 1년이면 24번까지 가능하거든요.”

그는 헌혈을 위해 건강관리도 철저히 한다. 헌혈을 앞두고는 기름기 있는 음식이나 술은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이 헌혈을 많이 하는데 일본의 젊은이들은 무관심한 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는 헌혈을 기념하는 편지봉투나 서표(書標)를 주는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더 비싼 영화표와 문화상품권을 준다”며 “헌혈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발적 봉사인데 이런 헌혈 관행은 헌혈 정신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원을 마치면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면서 “한국에 있는 한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헌혈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