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인 ‘보장자산’ 마케팅 공염불 됐네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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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연초부터 ‘보장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종신보험과 상해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했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매출은 크게 늘었다.

보험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으면서 재테크도 하려고 변액보험에 많이 들지만 실제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최근 보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 대형 생보사 보장성 보험 되레 감소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체 22개 생보사의 보장성 보험료 수입은 2조5508억 원으로 1월(2조5245억 원)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은 삼성생명이 올해 1월부터 보장자산 마케팅을 하면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후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 위주로 종신보험 마케팅 비중을 늘렸다.

이런 마케팅의 이면에는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이나 변액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성장 여력이 있는 보장성 보험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대형사의 보장성 보험료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5월 기준 대형사의 보험료 수입은 1조6063억 원으로 1월(1조6122억 원)보다 59억 원(0.4%) 줄었다.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보장성 보험료 수입이 19억 원 감소했다.

이에 비해 외국사와 국내 중소형사의 보장성 보험료 수입은 1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대형사의 마케팅으로 종신보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긴 했지만 정작 매출 확대의 혜택은 외국사와 중소형사가 챙긴 셈이다.

○ 중소형사 변액보험 52% 증가

변액보험 보험료 수입은 코스피지수가 연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함께 급증했다.

5월 기준 변액보험 보험료 수입은 총 1조2237억 원으로 1월보다 2076억 원(20.4%) 늘었다.

같은 기간 생보사 규모별 변액보험 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중소형사가 5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국사가 28.5%의 증가율을 보였고 대형사의 증가율은 6.4%에 그쳤다.

대형사는 보장성 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데다 변액보험에서도 중소형사와 외국사에 비해 성장세가 뒤처진다는 고민을 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사는 고객들에게 후발 주자에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후발 생보사가 변액보험 수입이 늘었다는 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렇게 되면 증시 상장이나 고객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 전문가들은 최근 변액보험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보장성 보험 시장이 정체 상태인 것과 관련해 “보험의 목적이 투자가 아니라 보장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에 소속된 이강욱 보험설계사는 “변액보험은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 단기 수익률을 높이기 힘든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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