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최고위원 "내 역할 끝… 2선 후퇴하겠다"

  • 입력 2007년 8월 22일 22시 07분


코멘트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22일 "선대위 직책을 맡지 않고 2선으로 후퇴하겠다"고 밝혔다.

경선캠프의 좌장격이었던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서울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맡을 때부터 이 후보를 잘 알아왔다. 이 후보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만든 것을 끝으로 내 역할은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이 후보를 대통령을 만드는 일은 당이 천하의 인재들을 모아 하면 된다"며 '당중심론'을 역설했다.

그는 일부 측근들과 함께 24일부터 2박3일간 지리산 산행을 다녀온 뒤 자신의 결심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이 2선 후퇴 입장을 굳힌 것은 경선 승리를 위해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공신'들이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 후보에게 당 개혁 및 선대위 인선을 위한 선택의 폭을 넓혀주겠다는 취지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아울러 자신의 사퇴가 당의 화합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의 최대 실세인 이 최고위원이 2선 후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다른 측근들의 거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주호영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이 후보를 찾아 뵙고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좋은 사람 쓰시라'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또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우리가 자리에 연연해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말했고, 경선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형준 의원은 "이 후보에게 '프리핸드'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지 않고 2선으로 완전 물러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게 당내 일반적 분위기다. 이 후보가 측근들을 전진배치 하지 않을 경우 안 그래도 약한 당심을 장악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 후보 자신도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 입장에 대해 '할 일이 태산 같은데 그래도 되는 것이냐'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측근 의원들도 "경선캠프가 해체됐으나 당은 후보를 맞을 완전한 준비가 안돼 후보가 중간에 뜬 상태"라면서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이 최고위원이 물러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23일 사실상 해체된 여의도 경선캠프에서 마지막 정리 조회를 갖고 측근들에게 경선 과정에서의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당부의 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 후보가 내일 조회에 직접 참석한다"면서 "캠프를 정리하면서 고생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당부의 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