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사람들' 뭐할까

  • 입력 2007년 8월 22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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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해 지난 1년 여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숨가쁘게 달려온 '박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달랠까.

우선 그동안 혈투를 치르면서 에너지를 소진시킨 만큼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모든 것을 잊고 가족과 함께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냥 쉰다'는 게 대세다.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으로 전국을 누볐던 김재원 의원은 이 여름이 가기 전 초등학생 딸과 함께 야외 수영장에 간다는 소박한 계획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달 4일 광주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두고 잠시 짬을 내 딸과 함께 서울 근교 수영장에 가기로 했지만 박 전 대표가 마침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하게 돼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나쁜 아빠'로 찍힌 김 의원은 하루 종일 집안이 떠나가도록 우는 딸을 달래는 데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공동대변인을 맡았던 이혜훈 의원도 경선이 끝나자 마자 중국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남편도 캠프 정책팀을 돕는 바람에 자녀와 함께 할 시간이 더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으로 최전선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당분간 서울 주변 산행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머리를 식히기 위해 1~2주일쯤 시간을 내 지방으로 여행을 다녀오려 했지만 과로로 몸 상태가 예전같지 않다는 의사의 만류로 계획을 접었다.

캠프 정책을 총괄했던 유승민 의원은 "해외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쉴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유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패배하자 한동안 신문과 방송뉴스도 끊고 영화로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학구파도 있다. 평소에도 선거전략에 관한 국내외 책을 꾸준히 섭렵했던 이정현 대변인은 서울 한 대형서점에서 하루종일 '죽칠' 셈이다. 그러면서 국가 현안에 대한 각종 세미나에도 참석하고 후일을 위한 자기계발에 매진할 예정이다.

한편 박 캠프 선대위 인사 몇몇을 중심으로 모임을 갖자는 의견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에 대한 현실적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경환 의원은 "선거과정에서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들끼리 가깝게 됐고, 안타까움도 있으니까 식사자리나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론 "정치적 의미나 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대위 관계자들 가운데는 박 전 대표가 비록 승복은 했지만 한나라당의 한 축을 차지하는 정치 지도자다. 대열을 흩뜨리지 말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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